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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미래 큰손 잡아라"...공간·게임·앱으로 MZ세대 '취향저격'

AI체험존·오픈라운지·상품출시 등 MZ세대 겨냥 마케팅 활발

 

[FETV=권지현 기자] "기존 고객과 상품만을 고집하면 현재 중학생인 제 딸이 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은행 영업점이 아예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은행들이 요즘에 맞는 새 고객군과 상품 발굴에 집중하는 이유죠" (한 시중은행 관계자)

 

코로나19 상황에서 은행들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2030세대)를 붙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미래 '큰손' 고객인 이들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한창이다. 은행들의 MZ세대 공략 마케팅은 '공간·게임·앱'으로 집약된다. 모두 20~30대에게는 친숙한 것들이지만 은행에게는 주력 부문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미래 세대에 공을 들이지 않고 현재의 고객과 상품군에 집중하다가는 앞으로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도 담겨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서울 여의도 신관에 금융 서비스와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한 'AI체험존'을 열었다. AI체험존은 두 개의 키오스크로 구성된다. 먼저 아바타가 등장하는 AI 가상상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통장개설·청약·퇴직연금(IRP)·대출 관련 AI은행원도 만나 볼 수 있다. 이외 대학생·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AI경진대회인 '퓨처 파이낸스 AI 챌린지'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 명동에 MZ세대를 위한 '오픈라운지'를 열었다. 업무공간(공유오피스), 오픈형·몰입형 좌석, 미팅룸, 휴식공간, 포토존 등을 구비한, 말 그대로 젊은 세대가 일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MZ세대 특화 공간이다. 주목할 점은 신한은행의 공간 활용법이다. 신한은행은 오픈라운지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아이디어와 신규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듣는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젊은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줌과 동시에 이곳에서 모인 의견들이 적극 반영된 20~30대 전용 상품 출시 등으로 젊은 고객의 마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게임들이 보유한 탄탄한 팬 및 유저들을 자연스레 은행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e스포츠 프로 게임단 '샌드박스 게이밍'과 카트라이더팀, 피파온라인팀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에 샌드박스 게이밍이 운영하는 게임단이 보유한 e스포츠팀 전체가 '리브 샌드박스'라는 공식 명칭으로 활동하게 된다. 리브 샌드박스는 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리브'와 샌드박스 게이밍을 결합한 단어다. 앞서 국민은행은 작년 12월 리그 오브 레전드(LOL)팀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는 MZ세대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이번 스폰서십이 MZ세대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아프리카TV와 'BJ멸망전 시즌1' 후원 협약을 맺었다. 'BJ멸망전'은 아프리카TV의 인기 게임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이 참여하는 아프리카TV의 대표적인 캐주얼 e스포츠 리그다. 후원 협약식에는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협약 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권 행장은 이 자리에서 "e스포츠 후원을 통해 MZ세대와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이번 협약 관련 ‘최종 우승팀을 맞혀라’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며 젊은 세대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역시 은행들이 MZ세대를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다. 하나은행은 최근 연령대를 낮춰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한 '아이부자 앱'을 내놨다. 부모세대와 함께 다양한 금융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형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제로페이 가맹점 어디서나 결제도 가능하며, 계좌로 송금 할 수도 있다. 특히 부모 계좌를 통한 주식 투자, 소액으로도 가능한 나눔저금통 등은 올바른 금융습관 형성이 필요한 Z세대를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앱에서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MZ고객에게 적금지원금 3000원을 증정한다. '첫급여 우리적금' 최초 가입 고객이 대상이며, 5000명에 한정한다. 급여 관련 상품의 경우 한번 개설하면 좀처럼 변경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이용, 모바일을 활용해 젊은 세대 급여소득자의 유입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어느 정도 자본력을 갖춘 50대가 주요 타깃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가 모바일, 고금리 상품·간편보험·주식 등과 같은 금융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이들을 끌어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MZ세대 특화 마케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