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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법원,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 넷플릭스 ‘패소’

서울지법, SK브로드밴스 손들어줘...통신망 무료사용 OTT업계 타격
수백억원대 망사용료 지급 예고...계산기 두드리는 KT·LG유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 국내 시장 진출 예정인 OTT업자 계약 영향 촉각

[FETV=최남주 기자] 법원이 ‘통신망 공짜사용’ 논란 중심에 섰던 미국계 글로벌 OTT 사업자 넷플릭스의 무임승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법원이 SK브랜드밴소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태계에도 일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법원 판결로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인터넷 제공업체(ISP)들이 구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28일 법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협상의무부존재 확인 부분은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계약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지 자유계약을 체결할 지는 당사자들의 협상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며 “법원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SK브로드밴드는 “법원은 넷플릭스가 연결에 대한 대가를 SK브로드밴드에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것”이라며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넷플릭스는 입장문을 통해 “망과 관련된 사안은 기업과 기업이 협의해 결정할 부분이라는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혔다. 넷플리스 측이 항소할 가능성을 높다는 의미다. 추가적인 법정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항소할 경우 곧바로 밀린 채권을 요구하는 반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법정 공방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넷플릭스는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줄곧 OTT 시장의 강자로 군림, OTT 업체 중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국내 망을 사실상 ‘공짜’로 이용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앞세운 넷플릭스에 무릎을 꿇었고 망을 공짜로 내줬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맞섰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리스와의 법정소송 1심에서 승리,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 망 사업자(ISP)의 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통신업계에선 이번에 패소한 넷플릭스가 IS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할 경우 수백억원이 넘는 이용료를 지불해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구체적인 금액은 살펴봐야 알겠지만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이번 소송 판정승으로 KT와 LG유플러스 등의 속내도 한층 복잡해졋다. 이들은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업체에 망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자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세계 최대의 OTT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SK브로드밴드의 승소 판결은 OTT업체들을 상대로 망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무임승차 논란을 일으켰던 해외 OTT 사업자를 상대로 국내 기업과 동등한 요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디즈니플러스 등 하반기 국내 시장 진출하거나 진출 예정인 OTT 기업과의 통신망 사용 계약 내용이 이번 법원 판결의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