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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vs 윤석헌, 은행 '대출금리 조작' 신경전 계속되나?

‘고의성 여지 있다’는 금감원에 ‘단순 실수’라고 선 긋는 금융위
최종구 금융위장, 금감원 독립성 강화에 불편한 심기 반영

 

[FETV(푸드경제TV)=오세정 기자] 금융권 주요 현안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사이에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시중은행의 이른바 ‘대출 금리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고의성’ 여부를 두고 양 기관이 견해 차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이른바 ‘대출 금리 조작’ 논란을 두고 대출 금리 검사를 담당했던 금융감독원과 금감원을 지도·감독하는 금융위원회 간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대출 금리 조작이 실수인지 의도적인지의 여부를 두고 금감원은 고의나 시스템 문제 등에 대한 여지도 남긴 반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단순 실수”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시중은행 9곳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한 결과 일부 은행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높은 대출 금리를 부과한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은행은 고객 소득을 적게 입력하거나 제공한 담보를 없다고 전산에 입력해 부당하게 높은 금리를 부과했다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로 비슷한 사례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고의나 시스템 문제 등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주최 조찬 강연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에서 우선 판단할 일이지만 은행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일은 아니고 대출 창구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며 “기관(은행)에 대한 제재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최근 최 위원장이 금감원과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을 두고 그동안 금감원 독립성을 강조해왔던 윤 원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위의 권한을 축소하고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앞두고 금융위에서 금감원을 ‘길들이기’하는 등 두 기관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최 위원장은 윤 원장이 취임 첫날부터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 “금융 감독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금감원은 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 사전통보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조치 사전통지서를 보낸 사실이 공개된 데는 금융위의 책임이 크다”며 금감원의 상급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재강조한 바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판단이나 윤 원장의 견해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그와는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두 기관이 금융권 주요 현안 등을 놓고 시각 차를 보이는 등 마찰하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