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서윤화 기자] 고객 수 700만 시대를 연 저축은행 업계가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스포츠를 활용한 이미지 개선과 인지도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종목을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OK금융그룹의 ‘읏맨’이 있다.
2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여자프로배구단 창단을 선언했다. 2011년 IBK기업은행 구단이 출범된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새로운 여자배구단을 창단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스포츠업계는 물론 각계 각층에서 페퍼저축은행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 김형실 감독을 선임하고 광주광역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는 등 배구단 창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활약 중인 유수연, 김예린 등 5명의 프로골퍼를 후원하고 있으며, 향후 장애인양궁단 창단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013년 남자프로배구단을 창단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창단 당시에는 ‘러시앤캐시’로 시작했고 현재는 ‘OK금융그룹 읏맨’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배구단 운영으로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시 러시앤캐시는 대부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배구단 인수에 수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러시앤캐시는 결국 신생구단을 창단했고, 불과 수년 만에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구단이 창단 3시즌 만에 리그 2연패를 달성하며 대중성 면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8년 SBI골프단을 출범해 현재 5명의 프로골퍼를 후원하고 있다. 특히 소속 골퍼인 김아림 프로는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여자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여자오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SBI의 이름을 전 세계에 노출시키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은 프로 당구팀인 ‘웰뱅피닉스’를 운영해 PBA 2020-21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다. 프로 선수평가시스템인 ‘웰뱅톱랭킹’도 주요 방송사에 제공해 인지도 상승에 힘쓰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대중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실제 페퍼저축은행은 배구단 창단 소식이 나오자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량이 대폭 늘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의 페퍼저축은행 검색량(평균 76875건)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검색량(평균 44257건)과 비교했을 때 약 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 대한 TV광고 심의가 까다로운 것도 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에 열중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고금리 대출광고를 규제하기 위해 방송광고 시간과 내용을 제한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스포츠는 대중적인 광고를 하기 어려운 저축은행이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마케팅 요소”라며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중성과 긍정적 이미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도 스포츠 마케팅은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한다고 해서 곧바로 실적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를 실적과 연계해 통계를 내기도 어렵겠지만, 인지도가 상승한 것만큼 실적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