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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금, 열 증권사 안 부러운 우리금융 자회사

1분기 자산·순익 30% 가까이 늘고, 주가는 '역대급' 올라
국내 '유일' 종금사 특수성에 향후 증권사 '합병' 기대감 커

 

[FETV=권지현 기자]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그룹의 '숨은 진주'가 되고 있다.

 

자산과 순익은 물론 주가도 큰 폭으로 뛰며 금융권 작은 고추로 통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종합금융회사라는 특수성에 향후 증권사와의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종금은 1974년도에 설립됐다. 종합금융회사의 탄생도 이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자본 도입이 절실했으나 당시 국내은행은 국제적 신인도가 낮아 외자도입이 어려웠다. 이에 외국자본과의 합작을 통해 종합금융사를 설립, 외자를 도입하고 선진금융기법을 들여왔다. 이후 1997년 말에는 종합금융회사의 수가 30개에 달했으나 IMF 외환위기로 구조조정·M&A 등을 거쳐 현재는 우리종금만 남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올해 1분기(1~3월) 1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134억원)보다 36억원(26.9%) 증가한 금액이다. 이자이익이 15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66.7%(100억원) 크게 늘고 비이자이익도 40억원에서 70억원으로 75%(30억원) 급증한 영향이다.

 

주목할 점은 우리종금의 순익 추이다. 우리종금은 최근 5년간 수익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2017년 1분기 42억원 수준이던 순익은 2년 만에 123억원으로 200% 가까이 성장했다. 올 1분기에는 다시 최고치를 경신해 분기 순익 20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순익은 4년 만에 304%(128억원)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금융권 최고 수준의 성장률이다.

 

순익이 오르자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우리종금은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에 힘입어 11년 만에 현금배당 실시를 발표했다. 이달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우리종금의 영업자산 확대와 업무 다각화를 통한 이익창출능력 개선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순익뿐만 아니라 자산도 크게 불었다. 올 1분기 우리종금의 자산은 4조9000억원으로 1년 전(3조8000억원)보다 28.9%(1조1000억원) 늘어났다. 2년 전보다는 2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2018년 1분기 우리종금의 자산이 2조5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덩치가 2배 커진 셈이다.

 

 

증시도 반응했다. 지난 14일 우리종금의 종가는 867원으로 이달 첫 거래일인 3일 종가(835원)보다 3.8%(32원) 올랐다. 올해 첫 거래일과 비교할 경우 주가 상승률은 대폭 올라간다. 1월 4일 우리종금의 종가는 537원이었다. 약 90거래일만에 61.4%(330원)나 폭등한 것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처음으로 우리종금을 '주요 자회사'로 삼고 1분기 실적을 자세히 공개했다. 이는 그동안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중 우리카드에만 집중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의 지분 58.7%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종금이 이처럼 최근 몇 년 새 덩치와 수익성 모두가 좋아진 데는 국내 하나뿐인 종합금융회사라는 특수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종합금융회사'는 발행어음·종합자산관리계좌(CMA)예탁금 등의 수신(예금)업무와 어음보증 단기 여신·외화 중장기대출 등 여신(대출)업무, 유가증권 인수 주선·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투자은행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종금의 경우 기존 고객에게는 위기 때마다 경기 부침을 이겨낸 금융사라는 '충성도'가, 신규 고객에게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CMA 등을 긴 시간 취급해 온 '전문성' 등이 작용해 최근 더욱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종금의 CMA 고객 수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1분기 CMA 고객은 17만700명으로 1년 전(14만6500명)보다 16.5%(2만4200명) 늘었다.

 

여기에 증권사로서의 전환 등에 대한 기대감도 매력적이다. 우리금융은 인수 대상 증권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최종 확정하게 되면 우리종금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CMA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인 만큼 증권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6조원 가량의 실탄을 보유, 좋은 증권사 매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증권사 인수가 최종 결정되면 우리종금과의 합병 가능성 등으로 인해 우리종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