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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박현주의 '꿈' 아시아 1등 금융투자회사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업' 진출...3년 10개월 만에 금융위 인가
최대 20조원 조달 가능...최초 IMA사업 진출 기대감↑

 

[FETV=이가람 기자]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아시아 1위의 금융투자회사로 키워 모건스탠리·메릴린치·골드만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꿈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숙원이었던 발행어음시장에 진출하면서 독보적인 자기자본 규모를 활용한 정상 굳히기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것은 지난 2017년 6월 이후 약 3년 10개월만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고, 외국환거래법 신고 의무 위반 논란에 휩쓸리면서 박 회장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후 관련 수사 종결로 심사가 재개되면서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발행어음업은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어음을 발행·매매·인수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자기자본과 건전한 사업계획, 충분한 인력, 보안 강화한 전산설비, 다양한 법적 요건 등을 갖춰야 한다.

 

자기자본 9조원을 훌쩍 넘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8조원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대출,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글로벌 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등록된 발행어음업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뿐이라 수요가 충분한 점도 긍정적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 여신 비중이 높지 않고, 투자목적자산의 구성이 스타트업 등 상장 전 투자로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발행어음은 미래에셋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최초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보다 IMA업 전개 여부를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A는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면서 수익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은행 업무와 유사하지만 은행 금리를 초과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인 금융투자회사라면 별도의 인가 없이 시행할 수 있는데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그룹이 금융권 전반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갈고닦아야 하는 부담은 있겠지만 사실 박 회장의 인생 자체가 개척의 역사와 다름이 없다. 최연소 지점장, 최초의 뮤추얼펀드 출시자, 대우증권과의 성공적 통합,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서 몸집을 키운 해외사업장, 증권사 가운데 유일한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 등 헤아릴 수 없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도 박 회장이 승부사적 기질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김재식 미래에셋증권 사장 체제가 구축됐다. 박 회장의 복심을 가장 잘 파악하고 증권업계에서도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두 CEO를 위시로 진행될 신사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191억원과 당기순이익 3995억원을 거두면서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1%와 49.1% 증가한 수치다. 사명 변경에 따른 일회성 요인(566억원)이 발생했음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무디스 및 스탠더드앤푸어스 등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사가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등급을 상향한 것도 호재로 거론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등 주요 투자계열사도 준수한 실적을 달성하면서 박 회장의 목표 현실화에 기여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56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1543억원)과 비교해 66.18% 증가한 수준이다.

 

자산 규모 기준 10대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순자산총액(AUM)은 137조754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도 각각 133.34%와 130.77% 급증한 3866억원과 32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융위 공문서 수령 이후 내부 상품 판매 절차를 거쳐 발행어음사업 착수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기간에 무리한 자금 조달을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양질의 상품 공급에 집중하고 정부 정책 취지에 맞게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