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417/art_1619667284495_52fdd3.jpg)
[FETV=김창수 기자] 국내 주요 55개 대기업 중 여성 총수가 있는 기업은 2개에 불과했다. 또한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보유한 총수는 25명으로 대상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55개 총수 친족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 총수 현황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해 5월 지정한 64개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5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53명으로 96.4%에 달했다.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2명에 불과했다. 장자(長子) 중심 경영 승계가 이뤄지다 보니 여성이 그룹 수장까지 오를 수 있는 여건이 어려움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조사 대상 55명 총수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파악됐다. 60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13명), 50대(10명), 80대(9명) 순으로 많았다. 조원태(47세) 한진 회장과 구광모(44세) LG 회장 두 명은 40대 젊은 총수에 속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등이 올해 69세(1953년생) 동갑내기 그룹 총수에 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은 올해 54세(1968년생) 그룹 수장들이다.
![55개 대기업 총수 창업 세대별 현황. [사진=한국CXO연구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417/art_16196673154659_78d86b.jpg)
55명 중 회장 타이틀 보유자는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명예회장(7명), 부회장(2명), 이사회 의장(2명) 등의 직함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며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했다.
해당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은 총수는 27명으로 조사 대상 55명 기준 49%에 해당했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이었다.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그룹 총수가 평균 두 명중 한 명꼴인 셈이다.
경영 세대별로 분류해보면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나 됐다. 3세 및 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창업 2세 총수들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은 창업 1세대다. 이와 달리 LG 구광모 회장과 두산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에 속했다.
그룹 총수들이 나온 대학교(학부)를 살펴보면 고려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11명), 연세대(4명), 건국대·한양대(각 2명) 순이었다. 경영학도 출신이 18명으로 최다였고 이어 경제학(8명), 건축공학(3명) 등으로 파악됐다.
55명의 총수 중 10명이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윤 삼양 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동문 그룹 총수들이다.
또한 이번 조사 대상 55개 그룹 집단 중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총수의 친족 중 580명이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했다. 한 개 그룹당 평균 10명 정도의 친족들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친족 중 52명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 그룹도 20명 이상 되는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친인척은 아무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족 중에서도 주식 보유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외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넥슨 등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다.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적어 다른 전통 그룹들처럼 일률적인 법을 적용하는 것이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 소장은 아울러 “중소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여전히 필요하나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맞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 재정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