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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신한금투, 올해는 '배당' 하나

KB손보, 작년 배당 0원...신한금투 보통주 배당 '無'
실적악화로 자본비율 개선 부담 늘어...순익증대가 '과제'

 

[FETV=유길연 기자] KB손해보험과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금융지주 배당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손보는 3년 째 KB금융지주로 배당을 하지 못했고, 신한금투는 지난 2019년에 이어 지난해 다시 신한금융지주로의 배당을 못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자본건전성 지표 개선이 어려워지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가 지주에 배당 기여도가 크게 줄어들면서 ‘리딩금융’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KB·신한금융 계열사는 지주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배당금은 모두 지주로 간다. 이에 배당은 금융지주의 전체 전략과 각 계열사의 사정에 따라 정해진다. 금융지주는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으로 외부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거나 하거나 인수합병(M&A) 등 사업확장에 투입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보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KB금융으로 배당금을 보내지 않았다. 반면, 은행, 증권, 카드 등은 작년 지주로 보내는 배당금을 늘렸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KB증권의 배당성향은 30%로 1년 전과 비교해 2.4%포인트 올랐다. 신한금융투자도 2019년에 이어 작년에도 보통주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았다. 다만 우선주(약5182만주)에 대한 배당으로 74억원 가량을 지주에 올려 보냈다. 이에 배당성향은 4.8%에 그쳤다. 다른 핵심 계열사들은 15~65%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KB손보와 신한금투는 실적 부진으로 자본건전성 하락 위기에 직면해 있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자본건전성은 지급여력비율(RBC)와 순자본비율(NCR)로 각각 측정된다. 두 지표 모두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낸다. 금융사는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해 당국의 기준치 대비 여력이 적으면 자산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어 실적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자본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분자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이다. 당기순익을 크게 늘려 자본 계정인 이익잉여금을 증가시키거나, 유상증자 혹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 확충에 나서야한다. 이를 고려할 때, 배당은 자본건전성 지표 하락을 초래하는 요인이다. 배당금은 이익잉여금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배당이 커질수록 자기자본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순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은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 요인이 된다. 순익이 줄어들어 이익잉여금의 증가세도 주춤한데 큰 규모의 액수가 배당으로 빠져나간다면 자본비율은 하락한다.

 

KB손보는 지난해 경쟁사들의 실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30% 급감한 1639억원을 거뒀다. 투자영업이익이 12% 크게 줄어든 결과다. KB손보는 2017년에만 해도 3600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적 감소로 인해 KB손보의 RBC도 하락세다. 지난 2017년 190.31%를 기록하던 RBC는 2018년 (187.09%)에 180%대로 하락하더니 작년에는 175.79%로 내려앉았다.

 

특히,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있어 KB손보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자본을 충분히 늘리지 않으면 RBC비율은 더욱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IFRS17의 핵심 내용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금리 하락 기조에서는 시가 평가 시 보험사들의 부채가 대폭 늘어나 순자산(자본)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금융과 손보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2015년 옛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KB손보를 출범시켰고, 2017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그룹 내 핵심 비은행계열사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배당에 대한 기여가 사라지면서 그룹 내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신한금투도 지난해 순익(1545억원)이 30% 급감하면서 2년 연속 실적 감소세를 기록했다. 작년 실적 감소는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한 손실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신한금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터라 이번 부진이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은 2019년에 신한금투를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올려놓기 위해 유상증자 형식으로 6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금투가 실적 부진에 빠지자 배당을 줄여 NCR 비율 개선에 집중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지표 개선에는 성공했다. 2018년에만 해도 NCR이 800% 정도 수준이었지만 2019년 유상증자로 1217.37%로 크게 올랐고, 작년에도 내부유보의 결과 1677.67%로 급등했다. 

 

한편 KB손보와 신한금투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KB손보는 그룹 보험계열 3사(KB손보,푸르덴셜생명, KB생명보험)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 ‘넘버원 금융플랫폼 회사’라는 그룹 경영전략에 맞춰 디지털화에도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투자환경 악화로 대체투자자산 손실이 증가하고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으로 투자이익이 감소해 순익이 줄어들었다”며 “올해는 ‘턴어라운드’를 선언한 만큼, 디지털화를 핵심으로 반전을 이루겠다”라고 밝혔다.

 

신한금투도 올해는 반전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작년 라임 펀드 손실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전년 대비 58.6% 늘어난 만큼 올해는 실력 발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NCR 개선으로 인해 사업 확장의 기반도 마련됐다. 다만 1분기까지 라임 펀드 총수익스왑(TRS)과 관련해 200~3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추가 반영이 예상되는 점은 부담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지난해 상품이슈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디지털 전략 등으로 실적 증대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