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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억대 연봉 ‘신의 직장’ 68곳…연봉킹 기업은 어디?

CXO연구소, 국내 주요 기업 대상 지난해 임직원 연봉 1억 이상 기업 조사
억대 연봉 신의 직장 70곳 육박…CEO보다 보수 높은 직원 속속 등장
임직원 연봉 13% 뛸 때 고용은 1% 증가 그쳐…고임금 저고용 현상 심화

 

[FETV=김창수 기자]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 임직원에게 억대 연봉을 준 기업은 70곳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인건비는 2019년 대비 2020년에 15%나 늘었지만 고용은 1%대 상승에 그쳤다. 일부 오너는 등기임원직을 내려놔 법적 책임은 피하면서도 높은 보수를 받고 있는가 하면 CEO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일반 직원도 속속 등장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일 ‘2020년 임직원 연간 평균 급여 1억 원 넘는 기업 현황’ 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기업 중 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을 합친 임직원의 1인당 연간 급여가 1억 원 넘는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곳은 68곳에 달했다. 이중 16곳은 지난해에 억대 연봉 반열에 새롭게 올랐다. 네이버, 스튜디오드래곤, 엔씨소프트, 금호석유화학, 키움증권 등이 연봉 1억 클럽에 신규 가입했다.

 

연봉 1억 클럽 68곳의 2020년 총 임직원 인건비 규모는 23조 7669억 원이었다. 이는 2019년 20조 6711억 원보다 3조 원(15%)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19만 4833명에서 19만 8322명으로 1년 새 3489명(1.8%↑) 늘었다. 인건비 규모가 15% 많아질 때 고용은 1%대 수준으로 늘어 임직원에게 돌아간 보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

 

임직원 연봉 평균이 2억 원이 넘었던 곳도 5곳이나 등장했다. 1위는 CJ(4억 9407만 원), 2위 오리온홀딩스(3억 2380만 원)로 조사됐다. CJ와 오리온홀딩스 임직원 연봉이 높은 이유로는 미등기임원 오너 연봉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0년 CJ(주)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이 회사는 임직원 53명에게 총 261억 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억 원에 근접했다.

 

 

DSC인베스트먼트(2억 2133만 원), 셀트리온헬스케어(2억 1402만 원), 부국증권(2억 641만 원)도 작년 임직원 평균 연봉 2억 원을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사업보고서에 임직원 평균 급여액을 1억 9000만 원으로 명시했지만 실제 288억 원이 넘는 총 인건비를 135명으로 나눈 실제 평균 금액은 2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한양증권(1억 8150만 원) ▲에이티넘인베스트(1억 7077만 원) ▲LG(1억 6528만 원) ▲메리츠증권(1억 6247만 원) ▲KB금융지주(1억 5487만 원) ▲BNK금융지주(1억 5363만 원) ▲한국금융지주(1억 5326만 원) 순으로 작년에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 5000만 원을 상회했다.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1억 2656만 원)의 경우는 68곳 중 임직원 연봉 순위 26번째로 나타났다. 이외 제조·서비스업 관련 회사 중에서는 비상장회사인 ▲SK에너지(1억 2116만 원, 34위) ▲SK텔레콤(1억 2101만 원, 35위) ▲씨젠(1억 1459만 원, 41위) ▲SK인천석유화학(1억 1320만 원, 43위) ▲SBS(1억 1040만 원, 46위) ▲S-Oil(1억 923만 원, 48위) ▲대한유화(1억 806만 원, 50위) 등이 50위 안에 들었다.

 

한편 지난해 미등기임원 연봉은 ▲1위 CJ(10억 4195만 원) ▲2위 메리츠증권(9억 461만 원) ▲3위 에이티넘인베스트(7억 9833만 원) ▲4위 엔씨소프트(7억 9357만 원) ▲5위 삼성전자(7억 4343만 원) ▲6위 오리온홀딩스(6억 8800만 원) ▲7위 한양증권(6억 5781만 원) ▲9위 셀트리온헬스케어(6억 2440만 원) ▲9위 LG(6억 1447만 원) ▲10위 이베스트투자증권(6억 96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교보증권(5억 6687만 원) ▲SK텔레콤(5억 5340만 원) ▲부국증권(5억 2886만 원) 등도 5억 원보다 높았다.

 

 

조사 대상 기업 중 2019년 대비 2020년에 임원 평균 급여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2019년에 임원 1인당 평균 급여가 2억 5890만 원이었는데 작년에는 6억 950만 원으로 1년 새 3억 5060만 원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임원 연봉 상승률은 무려 135%에 달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미등기임원 중 최소 4명은 CEO보다 높은 연봉을 받았다. 사업보고서에는 이주한 전무(16억 4600만 원), 남궁환 상무보대우(15억 3500만 원), 정유호 전무(14억 6000만 원), 김영진 상무보대우(14억 3900만 원)가 CEO인 김원규 대표이사(9억 5000만 원)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더불어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주인공은 부장급 일반 직원이었다. 유지훈 부장은 16억 5000만 원으로 작년에 이 회사 연봉킹 왕좌 자리를 꿰찼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의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1억 9823만 원)였다. ▲한양증권(1억 6557만 원) ▲CJ(1억 6203만 원) ▲부국증권(1억 6111만 원) ▲메리츠증권(1억 4248만 원) ▲신한지주(1억 3422만 원) ▲BNK금융지주(1억 3313만 원) ▲KB금융지주(1억 3313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일반 직원 대상 2019년 대비 2020년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씨젠으로 조사됐다. 2019년 1인당 평균 5800만 원 정도에서 작년에는 1억 264만 원으로 연봉 상승률이 77.5%나 됐다. 이 회사는 임원 연봉 상승률도 148.7%(1억 5969억 원→3억 9709만 원)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일부 오너들은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아 법적 책임은 따로 지지 않으면서도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행태는 여전하다”며 “ESG를 강조하는 최근 오너가의 급여 수준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한 기준을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아울러 “국내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체에서 임직원 임금을 지속적으로 높이게 되면 장기적으로 인건비가 증가해 회사 경쟁력 동력은 예전보다 떨어지고 중소기업 간 보수 격차도 커져 인재 이탈 문제가 지금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 제조업체는 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을 더욱 가속화해 고용은 크게 늘지 않고 임금만 올라가는 ‘고임금 저고용’ 구조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