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180도 체질 개선이 일어난 HMM이 1일 사명 변경 1주년을 맞았다.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프로젝트’를 통해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HMM은 역사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HMM은 또 주가도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해운시장의 분위기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올해에는 선복량을 추가로 늘리고 해운운임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실적전망이 밝은 상황이다. 대주주로부터 임기 1년을 보장 받은 배재훈 사장이 HMM을 순항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재훈 HMM 사장 [사진=HMM]](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413/art_16172369688319_667351.jpg)
◆실적회복·주가상승, 두 마리 토끼 잡은 배재훈號=지난 2019년, 국내 해운업을 부활 시켜야 하는 특명을 받고 현대상선(현 HMM) 대표로 취임한 배재훈 사장은 초대형컨테이너선과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를 통해 계획했던 흑자전환 시점을 한 개 분기 앞당겼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HMM은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지난 10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호까지 12척의 선박을 모두 만선 출항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달 기준, 선복량(적재능력)은 75만872TEU로 지난해 초 대비 30만TEU 이상 끌어올렸고 올해 상반기 내 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 인도받아 90만TEU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실적은 180도 바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매출 6조4132억원, 영업이익은 9807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6% 이상 증가했고 2997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5년 만에 흑자 전환됐다. 앞서 HMM은 지난해 2분기 13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2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체질도 성공적으로 개선됐다. 현금성자산은 전년대비 76.8% 이상 오른 1조1407억원, 당기순이익은 -5898억원에서 1239억원으로 흑자전환 됐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2% 이상 늘어난 1조4085억원에 달했다. 또 부채는 늘었지만 자산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채비율은 556%에서 455%까지 끌어내렸고 영업이익률은 -5.4%에서 15%로 크게 개선됐다.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첫 거래일 당시 3750원으로 시작했지만 폐장일이던 지난해 12월30일에는 1만3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초 대비 272% 증가한 것으로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2만400원에 마감했는데 5년 만에 2만원을 넘겼고 26일에는 3만415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영업이익 2조원 바라보는 HMM, 운임유지가 변수=올해 증권업계에서는 HMM의 영업이익을 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컨테이너 수급이 어려워지자 해운운임이 상승했고 이러한 기조가 유지되면서 올해 2분기 예정된 장기 운임계약에서 HMM이 유리한 협상을 맺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SCFI는 지난주 기준 2570.68를 기록했다. 전주대비 13.19p 감소했지만 1100선을 나타냈던 지난해 초 대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SCFI가 고점을 이어가는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에 육상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중 최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 누적 평균 SCFI가 2866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주요 항구의 적체 및 컨테이너 박스 부족 현상과 1분기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대비 6.7% 감소해 운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의 에버그린마린사의 선박이 좌초되면서 7일 동안 통행이 막혔던 수에즈 운하 사고도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HMM 선박 5척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그단스크호를 제외한 나머지 4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노선을 변경한 상태다. 희망봉을 돌게 되면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10일 더 걸린다.
HMM 관계자는 “희망봉으로 돌아가면 연료비가 더 많이 소요되지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한 통행료를 고려하면 피해액은 향후 산출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화주들의 피해 부담은 없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2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100만 달러 내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