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롯데가 온라인 중고거래 업체 중고나라 지분 일부를 인수해 중고거래 시장에 진출한다. 코로나19 속에서 중고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롯데온과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지분 93.9%(약 1000억원)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SI)로 참여해 3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쇼핑은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했다. 즉 롯데쇼핑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언제든 중고나라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수 거래 금액은 총 1000억~1100억원 수준"이라며 "이 가운데 롯데쇼핑이 200억~300억 정도를 투자하게 된다" 며 "중고나라 경영권은 인수 주체인 유진자산운용이 갖는다. 롯데쇼핑은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에 따라 롯데쇼핑이 보유하게 될 중고나라 지분은 투자 금액에 비례해 23%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국내 중고 시장이 주류 소비문화로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 중고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2003년 네이버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에 밀려 중고거래 시장 3위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작년 거래액은 5조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회원수도 2330만명이며, 월사용자(MAU)도 1220만명에 달한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본격적인 온라인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야심차게 롯데쇼핑 계열사들을 모두 모아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롯데온을 이끌던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업부진에 따라 사의를 표명하는 등 올해 성과를 위해 과감한 혁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23일에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51회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