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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하나금융 후계구도 향방은...

내년 회장 선출 앞두고 '박성호·이은형' 급부상
'유력 후보군' 이진국·지성규 거취 안갯속에 빠져

 

[FETV=유길연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로 내년으로 예정된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계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내년에 금융지주 회장을 다시 선출해야 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1년 추가 임기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내부규적으로 정하고 있어, 올해로 만 69세인 김 회장은 1년짜리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신임 하나은행장 최종 후보로 박성호 부행장을 내정했다. 또 그룹 최대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을 선임했다. 두 후보는 다음 달 하나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으면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하나금융 후계구도도 큰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은행의 지휘봉을 잡게 된 박 후보자는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경영관리·디지털·글로벌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쌓은 그는 조직이 어려울 때 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맡은 임무마다 성공적으로 수행해 그룹 내 신뢰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 내정자는 김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과 함께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다.

 

신임 하나금투 대표로 내정된 이 후보자도 차기 회장 후보 중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 후보자는 자본시장 전문가로 2011년에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총괄을 맡아 하나금융의 중국 진출에 큰 역할을 한 점을 높이 평가 받는다. 다만 그룹에서 CEO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에 그룹 핵심 비은행계열사 수장을 맡게 되면서, 향후 대권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당초 차기 하나금융 회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함영주 부회장과 이진국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금투 대표이사,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이번 인사로 이 부회장과 지 행장은 계열사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최근 선행매매 혐의를 받고 있어 연임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 행장도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으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징계 대상에 오른 점이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이대로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면 기존 후계구도는 흔들리게 된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인 함 부회장도 법률 리스크의 부담을 덜어내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대권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현재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징계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행정소송을 진행중이다. 

 

다만 지 행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후계구도의 핵심 변수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 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렸지만, 그의 능력은 이미 입증됐다는 것이 은행권의 주된 시각이다. 지 행장은 임기 중 하나은행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에 하나금융은 지 행장을 부회장으로 임명해 계속 중용할 확률이 있다는 예상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진국 부회장과 지성규 행장의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며 “두 사람에 대한 인사는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