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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Pick]K-배터리 집안싸움속 내공쌓기' 속도내는 전영현의 삼성SDI

LG에너지·SK이노, ITC 소송 리스크·전기차 화재 등 이슈 산적…삼성SDI, 실적·주가 등 주목
‘실용주의’ 전영현 대표 휘하 중대형배터리 주력·사내 분위기 쇄신·R&D 강화 3박자 주효
제품 안전성 강화·차세대 배터리 개발은 과제로…“과감하고 공격적인 설비투자 필요”

 

[FETV=김창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 합의금 협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전영현의 삼성SDI가 K-배터리 분쟁과 거리두기하며 나홀로 내공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배터리’가 ITC(국제무역위원회) 소송·전기차 배터리 화재 등으로 내홍(內訌)을 겪는 가운데 삼성SDI의 조용하지만 힘찬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는 최근 천문학적인 소송 비용을 치르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동안 삼성SDI는 주가·실적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실용주의 CEO로 꼽히는 전영현 삼성SDI 대표 지휘하에 중대형배터리 개발·사내 분위기 쇄신·R&D(연구·개발) 강화 ‘3박자’가 맞아들어가며 삼성SDI의 내공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한편 안전성을 강화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당면 과제로 손꼽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기존의 보수적인 경영에서 탈피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 내분 겪는 ‘K-배터리’...나홀로 내공쌓는 삼성SDI= 전기차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전기차 배터리업계의 경쟁도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는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2020년 11월 기준 34%를 차지하는 국내 배터리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양사가 얽힌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미국 ITC의 최종 판결로 일단락됐지만 완전한 해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차 전기차들에서 잇단 화재가 발생하면서 고민을 더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불안한 이슈에 흔들리는 사이 삼성SDI는 착실하게 성장 기반을 닦아나가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해 매출은 11조2947억원으로 창사 후 첫 1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45.2% 상승한 6713억원을 기록했다. 주가 흐름 또한 긍정적이다. 삼성SDI의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73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62만8000원에 마감했던 것이 1월 마지막 장(29일) 기준 73만4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7일에는 장중 81만8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쓰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전영현 대표 부임 후 쾌속 성장…과감한 R&D 투자 주효=‘실용주의 경영인’으로 꼽히는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2017년 취임 후 기존의 중소형 배터리 중심 경영구조를 ESS(에너지저장장치), 자동차용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위주로 개편하는데 힘을 쏟았다. 아울러 그간 잇단 적자로 패배의식이 팽배해 있던 회사의 분위기 쇄신에도 매진했다. 그 결과 전 사장이 부임한 2017년에 삼성SDI는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매출이 매년 1조원 이상씩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11조294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SDI의 연구개발비는 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 개발 및 스마트 공장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2018년 6048억원(매출액대비 6.6%)이던 연구개발비는 2019년 7126억원(매출액대비 7.1%)을 기록한데 이어 2020년에는 매출액대비 7.7%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 배터리 안전 강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은 과제로=삼성SDI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정성 강화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포드, BMW 등 고객사에서 화재를 이유로 삼성SDI 배터리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삼성SDI 측에서는 “아직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신뢰를 위해서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Gen5’ 또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SDI 측은 “Gen.5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 기술을 접목시켜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통해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도 절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배터리 업계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덩치’가 커진 만큼 기존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이제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서 벗어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