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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띄우기’ 성공할까...자사주 사들이는 금융사 CEO

실적상승 자신감·책임경영 의지 반영...목표는 '주가반등'
대신증권 "자사주 매입 기업, 주가 평균적으로 상승"

 

[FETV=권지현 기자] 최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를 매집하며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진과 금융사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적 상승에 따른 자신감, 실적 하락에 따른 책임경영 의지 등 속사정은 다르지만 '주가 반등'이라는 목표는 같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2012∼2021년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을 대상으로 발표일 이후 주가 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평균 12.5%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승빈·김지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 저평가 신호 효과, 유통 주식 수 감소 등으로 주가 부양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전날 1억7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1000주를 매입했다.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8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네 번째다. 그는 2018년 6월 203주, 지난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797주를 샀다. 이번 추가 매수로 최 사장은 삼성화재 주식 2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익 증가를 알린 최 사장이 주가 회복에도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18만3000원(종가기준)으로 장을 시작한 삼성화재는 1월 8일 한 때 19만원을 넘어섰으나 다시금 18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달 첫 거래일인 1일 17만500원까지 하락했으나 22일 17만5000원까지 회복된 상태다. 지난해 삼성화재가 전년보다 26% 성장한 7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실적 상승’ 바람을 타고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관측이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 17일 조 대표는 자사주 4280주(8940만원)를 매입했다. CEO뿐만 아니라 현대해상도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10일 자기주식 100만주(207억원)를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의 주가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는 현대해상의 고민거리다. 손해보험업계 상위사로서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주가 상승세는 더디기만 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년 전보다 23.3% 더 거둔 3318억원의 순익을 냈다. 순익은 올랐지만 주가는 내려가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2만2400원이었던 현대해상 주가는 이달 1일 2만2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22일 2만1550원까지 회복됐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 된 상황”이라며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제고 차원에서 조용일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동시에 회사차원에서 자사주 100만주를 매수해 주가부양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금융사 CEO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4~5일 2만주를 취득하며 자사주 매입에 나선 양 사장은 1월에만 14회에 걸쳐 12만5000주를 사들였다. 이달에도 1일 2만1062주를 시작으로 22일까지 9517주를 매입하는 등 벌써 7회에 걸쳐 6만5713주를 매수했다. 양 사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고 양재봉 회장의 손자다.


양 사장의 이 같은 매입 행렬은 최근 대신증권의 주가가 조금씩 오르자 ‘힘 보태기’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첫 거래일 1만2750원을 기록한 대신증권 주가는 한동안 1만3000원대 안팎을 오가더니 이달 9일 들어서는 안정적으로 1만35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 시점이 작년 실적 상승을 발표한 4일 이후임을 감안하면 향후 주가 상승의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6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4.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더 크게 늘었다. 2019년 997억원으로 1000억원을 밑돌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150% 가량 증가하며 249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그룹 경영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올해 초 이원덕 수석부사장과 신민철·최동수·노진호·황규목·이석태·정석영 부사장 등은 각각 2000주씩 매입했다. 이외 박종일·우병권·이성욱·황원철 전무, 이종근 상무 등도 동일하게 자사주를 매수했다. 우리금융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되자 순익 상승에 대한 각오를 드러냄과 동시에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인은 1조30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가량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고자 충당금을 전년보다 크게 늘려 7840억원을 쌓고 사모펀드 관련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그룹의 실적 부진과 금융주 약세 현상이 맞물리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2일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9670원으로,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1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는 8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작년 12월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1만원 이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강화된 비은행 라인업과 시너지를 활용,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이라며 “그룹 경영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8일 자사주 1050만주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약 1000억원을 들여 유통 주식 수의 약 2.1%를 매입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4월 29일까지 해당 주를 사들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