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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자본비율'이 뭐길래...고민 커지는 우리금융

배당 시 10%선 붕괴...비은행부문 강화 차질 빚을 듯
우리금융 "M&A 등 올해 사업 이상 없이 추진할 것"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캐피탈사 인수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다시 9%대로 하락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보통주자본이 분자가 되고,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로 평가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이 분모가 된다. 은행금융지주의 건전성 지표인 보동주자본비율 하락은 우리금융은 올해 ‘숙원사업’인 증권사 인수·합병(M&A) 등 비은행부문 강화를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배당을 고려하지 않은 보통주자본비율은 10.0%다. 직전 분기인 9월 말(10.6%)과 비교해 0.6%포인트(p)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아직 배당 규모를 정하지 못한 상태로, 이를 반영하면 보통자본비율 변동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당초 배당성향을 1년 전 수준인 27% 내외로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배당성향은 한 해 당기순익 중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배당 규모가 결정되면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9%대로 내려앉을 것이 확실시된다. 작년 우리금융의 당기순익은 1조3070억원(연결·지배지분 기준)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금융당국이 최대치로 정한 배당성향인 20%를 적용하면 2614억원이 배당금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로 인해 보통주자본비율은 9.9%로 하락한다. 배당성향을 5%로 대폭 낮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통주자본비율 9%대는 당국의 규제 하한선(8%) 대비 아직 여유가 있다. 다만 KB·신한·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들이 12%를 넘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특히, 최근 금융감독원이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기업의 고유 권한인 배당까지 줄이라고 한 만큼, 보통주자본비율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작년 9월 말 각종 규제 변경(내부등급법 부분승인, 바젤Ⅲ 조기도입)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10%대를 넘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작년 4분기 우리금융캐피탈(옛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위험가중자산은 8조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우리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작년 4분기 동안 지주사 출범 후 최초로 10조원 넘게(11조7624억원) 늘었다.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은 우리금융의 M&A 사업 진행의 제약 요인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계열사 추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증권사 인수가 절실하다. 경쟁 금융지주사들은 작년 증시 호황으로 증권 부문에서 막대한 수수료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이득을 보지 못했고, 실적 방어에 애를 먹었다. 

 

우리금융 크기에 맞는 증권사를 인수하려면 최소한 자기자본이 2조원이 넘는 중·대형급 증권사는 돼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증권사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금융의 위험가중자산도 늘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우리금융이 지표를 크게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자본비율은 BIS비율 지표 가운데 개선하기 가장 까다롭다. 자본확충 측면에서 봤을 때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조건부자본증권(영구채, 후순위채) 발행으로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은 유상증자와 당기순이익 증대로만 가능하다. 이마저도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 문제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다. 또 순익이 늘어나도 그 만큼 위험가중자산도 증가해 지표를 크게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다만 내부등급법 변경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후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때 자산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표준등급법을 사용하다가, 올해 내부등급법의 부분 도입을 승인받았다. 표준등급법보다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면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줄어들어 자본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우리금융은 작년 2분기에 내부등급법 부분 도입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0.7%p 상승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은 올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시기다. 현재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금융당국이 내부등급법 승인을 미룬다면 그만큼 우리금융도 올해 M&A 진행에 있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우리금융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이 낮으면 M&A 진행에 있어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내부등급법이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올해 M&A 등 각종 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