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올해 기준 만50세 미만이면서 주식재산이 100억 원이 넘는 국내 젊은 주식부자는 18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0명 이상은 주식재산 가치만(1월 18일 기준) 1000억 원 이상이었고 조(兆) 단위 주식가치를 보인 젊은 슈퍼갑부도 4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 단위 주식재산을 보유한 4명 중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대표이사와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 등 2명은 자수성가형 주식 거부(巨富) 대열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내용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21년 기준 주요 50세 미만 주식부자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21년 기준 만 50세 미만인 1972년 이후 출생한 이들이다. 그 중 주요 200대 그룹 내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거나 상장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이들이다. 조사 인원은 총 297명. 주식평가액은 올 1월 18일 보통주 종가 기준으로 계산됐고 우선주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대상 297명 중 상장사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한 이는 260명으로 집계됐다. 260명 중 182명은 올 1월 18일 기준으로 주식평가액이 100억 원을 넘겼다. 100억 이상 500억 원 미만은 101명으로 가장 많았고 500억 원 이상 1000억 원 사이는 36명으로 집계됐다. 주식재산 가치가 1000억 원 넘는 젊은 주식갑부도 45명이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에는 조 단위로 주식재산을 가진 이도 4명이 포함됐다. 주식재산이 100억 넘는 182명 중 100명은 만45세(76년)~49세(72년생) 사이 출생자로 가장 많았다. 40세(81년생)~44세(77년)생은 54명, 39세(82년생) 이하는 28명이었다.
◆ 50세 미만 중 주식부자 1위…올해 만43세 LG 구광모 회장 2조 8000억 원↑
이번에 조사된 20~40대 젊은 주식부자 1위는 구광모 LG 회장으로 나타났다. 1978년에 태어나 올해로 만43세인 구 회장은 ㈜LG 주식을 2753만 771주를 보유 중이다. 1월 18일 종가 10만 20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은 2조 8000억 원 상당으로 평가됐다.
2위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차지했다. 이 이사장은 삼성물산(1045만 6450주)과 삼성SDS(301만 8859주) 주식을 갖고 있는데 이를 환산하면 2조 900억 원 상당에 달한다. 올 상반기 중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을 물려받을 경우 50세 미만 주식부자 1위 자리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조(兆) 단위 주식가치를 보인 젊은 부자 중에는 자수성가형도 두 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올해 49세(72년생)인 방시혁 빅히트 대표이사이다. 세계적인 톱스타 BTS를 키워낸 방 대표이사는 빅히트 주식을 1237만 7337주(34.63%) 갖고 있는데 1월 18일 종가 16만 5500원으로 계산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2조 400억 원을 넘었다.
게임업체 펄어비스 공동 창업자인 김대일 의장도 1조 원대 주식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장은 펄어비스 주식 471만 422주(35.65%)에 1주당 주식가치 27만 300원으로 곱한 주식가치만 해도 1조 27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장은 1980년생으로 올해 만41세다.
5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대 중에는 1972년생으로 올해 만49세 동갑내기인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사장과 신세계 정유경 총괄 사장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5900억 원 이상,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1020억 원 이상 주식재산을 보유하며 6900억 원이 넘는 주식가치를 보였다. 특히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 그룹의 지주격 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40% 이상 보유함으로 사실상 한국타이그룹의 후계자로 작년에 낙점 받았다. 다만 아직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경 총괄 사장은 신세계(4360억 원↑)와 신세계인터내셔날(1820억 원↑)에서 6100억 원 이상의 주식가치를 보였다.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장녀 구연경 씨도 5000억 원이 넘는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열사 임원 타이틀 내지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이번 조사 대상자에서는 제외됐다.
50세 미만 주식부자 TOP 10에는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이사(4620억 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4150억 원↑), 김종희 동서 전무(3990억 원↑),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3500억 원↑)가 포함됐다. 이중 김종희 전무는 김상헌 전 동서 고문의 장남이고, 박준경 전무는 박찬구 회장의 장남이다.
3000억 원대 주식부자 클럽에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3450억 원↑), 김병관 웹젠 최대주주(3420억 원↑)가 가입했다.
2000억 원~3000억 원 사이에는 6명이 포함됐다. 김남호 DB 회장(2968억 원), 조원태 한진 회장(2480억 원↑), 조현민 한진 부사장(2470억 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2250억 원↑)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2210억 원↑),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2000억 원↑)이 주식재산 2000억 원대 그룹에 포진됐다. 이중 조현민 부사장은 이번 조사에서 30대 주식부자 1위로 파악됐다.
이외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이사(1940억 원↑),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사장(1870억 원↑) 등은 올해 50세 미만 주식부자 TOP 20위에 들었다.
한편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최근에는 게임과 IT 업체 등 아이디어 기반의 벤처 기업으로 출발해 회사 상장을 통해 주식부자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주식부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더 넓어진 만큼 이와 동시에 사회적 존경을 받으려는 노력과 사회공헌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 깨끗한 부자가 되려는 ‘청부(淸富)’를 실천하는 분위기 확산도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