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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배당락 후 주가 반등 '성공'...향후 전망은?

배당락일 후 6거래일 동안 모두 상승
시장금리 상승은 '호재'...건전성 우려는 '부담'

 

[FETV=유길연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배당락일 후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에는 배당락일이 지나도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올해는 반등에 성공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지주의 주가는 전장과 비교해 0.3% 소폭 하락한 2만2650원을 기록했다. 배당락일이었던 작년 12월 29일 종가(3만2000원)와 비교하면 6거래일 동안 5.2% 상승했다. KB금융지주도 배당락 후 같은 기간 7.1% 오른 4만650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3만7700원), 우리금융지주(9910원)도 각각 10.6%, 2.3%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4대 금융지주의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었다. 이에 배당락 당일에 4.4~4.8% 급락했던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는 모양새다.  

 

작년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배당락일 이후 일제히 하락세를 거듭했다. 2019년 배당락일 이후 같은 기간인 6거래일 동안 금융지주의 주가는 신한금융이 -5.1%, KB금융이 -4.6%, 하나금융이 -6.8%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8.6% 내려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배당락일은 결산법인의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을 말한다. 


올해 금융지주의 주가가 예전과 달리 배당락일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는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12월에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배당을 빼면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금융지주는 금감원의 권고 이후 주가가 '연말 특수'를 노리지 못하고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요 배당주는 연말이 되면 배당에 대한 기대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배당락일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다. 더구나 금융지주는 배당락일 후에도 별다른 주가 상승 재료가 없어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배당시즌에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자 시장에서는 배당락일 후에 오히려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배당락일 전에 크게 오르지 않았으니 배당락일 주가 하락 이후에는 더 이상 떨어질 부분도 없다는 설명이다. 배당 이슈로 낮은 주가를 기록한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린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전망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7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위치를 확보하면서 '블루웨이브(대통령, 상원, 하원 모두 민주당 승리)'가 실현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랐다. 이에 국내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들이 상승했다. 

 

앞으로 금융지주의 주가에 대한 금융권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당분간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금융지주의 주가에 있어 호재로 꼽힌다. 시장금리의 상승은 금융지주의 주력 사업인 은행의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이자자산의 수익성(NIM)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NIM 상승은 은행의 이자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대출성장률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NIM은 거의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행 이자이익은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손충당금도 최대 7% 정도 증가에 그쳐 총영업이익 증가 규모만으로도 충당금 증가분을 상쇄해 은행의 순익은 4%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작년 은행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점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은행이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총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대출 원금상환 만기일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는 부실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올해 경기의 반등 폭이 예상을 밑돈다면 부실기업이 불어나 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실채권이 불어나면 대규모 충당금의 추가 적립을 피할 수 없다. 대규모 충당금을 또 쌓는다면 금융지주도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의 변수는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전입 여부다”라며 “실제 각종 금융 지원책으로 이연된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단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