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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유길연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 수장들이 잇달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꿰차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 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했다. 이 조직은 그룹의 주요 사업을 담당하는 부문장이 주요 자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면서 그룹 차원의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형태를 말한다. 각 사업에 전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신한금융은 글로벌·글로벌투자금융(GIB)·고유자산운용(GMS)·디지털·자산관리(WM)·퇴직연금 부문이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문들은 그룹 비은행계열사의 실적 증대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GIB·GMS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각각 24%, 128% 급증했다. 이에 그룹 전체 실적 가운데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작년 말에 비해 7%포인트 늘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최근 CEO와 지주사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자경위는 신한캐피탈의 새 대표 자리에 정운진 글로벌투자금융그룹장(부사장)을 선임했다. 허영택 현 신한캐피탈 사장은 이번 인사로 지주에 신설된 그룹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내정자는 신한은행 중계본동지점장, 강남대기업금융센터장과 종합기획부 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그룹 투자금융(IB)사업을 총괄했다. 신한금융이 지난 2017년 기존 기업투자금융(CIB)그룹을 GIB부문으로 확대·개편할 당시 정 내정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조 회장에게 GIB부문을 신한금융투자 중심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한 것도 정 내정자라는 후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신한캐피탈을 여신전문회사에서 IB 기반의 종합금융회사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현재 그룹 내 I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운진 GIB사업그룹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2018년 연말 인사에서도 메트릭스 수장을 대거 계열사 CEO로 내정했다. 신한금융은 당시 김병철 GMS부문장을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내정했다. 특정 사업부문의 '전문가'로 그룹에 영입돼 주력 계열사 사장까지 오른 사례는 김 전 사장이 최초였다. 때문에 당시 파격 인사로 주목을 끈 바 있다. 김 전 사장과 함께 당시 이창구 전 WM부문장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임명됐다. 이번에 그룹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임명된 허 사장도 2018년에 글로벌사업부문장에서 신한캐피탈 사장에 임명된 경우다.
부문장들이 연이어 계열사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신한금융 매트릭스 조직은 CEO 양성소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룹의 핵심사업을 맡고 있는 메트릭스 조직에서 성과를 내 계열사 CEO로서의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정해졌다는 해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매트릭스 조직의 부문장에 새 인물이 대거 등용됐다. GIB부문장, 글로벌사업부문장에는 정근수 신한은행 본부장과 강신태 본부장이 각각 신규 선임됐다. 안효열 퇴직연금사업부문장은 이번 인사로 자산관리사업그룹장으로 이동했다. 퇴직연금사업부문장은 이병철 그룹 브랜드홍보부문장이 새롭게 담당한다. 장동기 GMS그룹장은 임기를 이어간다. 각 부문장들은 신한은행·금투·생명·캐피탈 등 계열사의 부행장 및 부사장 직을 함께 맡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담당하는 임원은 계열사 CEO급으로 보고 있다”며 “매트릭스 조직은 비이자이익 등 핵심 사업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그룹 내에서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