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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유길연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역대급 자본확충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은행의 대출이 크게 불어나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 다만 대규모 자본확충에 따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후순위채 발생으로 진행한 자본확충 규모는 5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규모(4조7629억원)을 약 15%을 넘어서는 규모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의 자본확충 액수가 일제히 증가했다.
자본확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결정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영구채·후순위채를 총 1조635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는 작년의 네 배를 넘는 액수다. 신한금융도 작년에 비해 약 1조원 많은 1조9650억원 규모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1조1582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또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를 위해 3568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
하나금융도 올해 영구채를 작년(2650억원)에 비해 네 배가 넘는 1조원 규모로 발행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9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면서 작년 자본확충 규모(2조5483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하지만 작년 에 지주사 전환으로 신주 발행 등 여러 작업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자본확보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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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은행들이 대출을 역대급으로 늘리면서 주요 금융지주들은 자본비율 관리에 총력을 다했다. 9월까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의 증가규모는 69조6000억원으로 작년 전체 증가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액(97조1000억원)도 작년 전체(44조900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하지만 사상 최저치로 하락한 기준금리는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기회로 다가왔다.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가자 영구채·후순위채 발행 금리도 하락해 부담이 줄었다. 또 저금리로 인해 금융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크게 불어나면서 자본확충을 위해 유리한 조건이 마련됐다. 이에 금융지주는 적극적으로 영구채·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 결과 4대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은 일제히 올랐다. 신한금융지주의 9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5.9%로 작년 말에 비해 2%포인트(p) 급등했다. 우리금융(14.2%)도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과 맞물리면서 BIS총자본비율이 같은 기간 2.4%p 크게 개선됐다. KB금융(14.69%)과 하나금융(14.36%)도 같은 기간 각각 0.21%p, 0.41%p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인한 비용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구채와 후순위채의 발행을 늘리면 그만큼 이자비용이 증가한다. 4대 금융지주가 영구채 발행으로 올해 9월말까지 지출한 이자비용은 1524억원으로 작년 전체 비용(1206억원)을 약 300억원 넘어섰다. 특히 실적 규모에 따라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과 달리, 영구채와 후순위채는 수익성이 크게 하락해도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이자를 제공해야한다. 이에 금융지주의 실적이 감소하면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도 금융지주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에 유상증자를 단행한 후 좀처럼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최근(14일)까지 신한금융 주가는 21.3% 떨어졌다. 이는 KB금융(-1.4%)이나 하나금융(2.3%), 우리금융(12.9%) 대비 큰 하락폭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연말에는 여건 상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자본확충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고 보면 된다”라며 “내년에도 금융지주는 경제 상황과 사업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