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영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항공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 모양새다. 지난 8일,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백신 원료 수송을 이뤄낸 대한항공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한 영국...대한항공 백신 수송특수 기대=영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동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접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이후 343일 만이다. 영국은 이달 안으로 400만명의 접종을 목표를 세우며 코로나 퇴치 장기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8일 암스테르담행 KE925편에 탑재중인 코로나 백신 원료 모습 [사진=대한항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0/art_16075587452324_b7f3c4.jpg)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대한항공은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 백신 원료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생산된 백신원료 물질을 영하 6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와 냉장 유지까지 가능한 ‘콜드체인’ 방식을 통해 유럽 내 백신 생산 공장에 운송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콜드체인 물류 전 과정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신 수송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한항공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주가는 9일, 2만7750원으로 전날보다 1050원 상승했다. 대한항공 주가가 2만7000원을 넘긴 것은 올해 2월6일 이후 309일 만이다. 다만,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여전히 낮아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 소식은 긍정적이나 단기간에 여객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수요 회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로 버텼던 대한항공, 백신효과로 기대감 ↑=매달 여객수요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화물 효과로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별도기준, 5조5456억원을 올렸다. 국제선 여객 매출은 1조5873억원으로 전년(5조5949억원) 대비 71.6% 이상 감소했지만 화물운송 매출은 전년(1조9147억원) 대비 51% 상승한 2조8898억원을 기록했다.
백신은 화물운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듀크대 국제보건혁신센터(GHIC)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약 100억회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 계약을 맺었다. 인구 대비 백신물량이 많은 이유는 면연력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2차 접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도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 이후 3주 뒤 2차 접종을 하기로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100억회분에 달하는 백신을 수송하기 위해서는 8000여대의 보잉747 화물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을 위한 자격을 뜻하는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를 취득한 항공사는 지난달 기준 18개사에 불과해 대한항공의 수혜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6월, CEIV Pharma를 취득했고 올해 9월에는 코로나 백신 수송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백신 수송에 대비한 상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수송이 개시되면 CEIV Pharma 인증을 받은 항공사에 수혜가 집중 된다”고 분석했다.
항공화물 운임도 대한항공의 호재다. 당초 업계에서는 항공사들이 잇따라 화물운송으로 영업방식을 변경하면서 경쟁이 치열질 것을 고려해 항공운임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컨테이너 박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운운임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기업들이 항공길을 찾아 항공운임지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에 따르면 지난 7일,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운임은 kg당 6.7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kg 당 7.07달러)에 비해 떨어졌지만 전년 대비 80% 이상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앞두고 있어 항공운임지수가 추가 상승할 여지도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