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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상호의 11번가 '흑자전환·상장대박' 두마리 토끼 잡는다

SK그룹 정기인사서 재신임...“이커머스 육성 박차”
11번가 지난해 흑자 이어 올 3분기 흑자...수익성 전략 효과
SKT 아마존과 전략 제휴...11번가 통해 아마존 진출 공식화
박정호 부회장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11번가 상장 초읽기

 

[FETV=김윤섭 기자] 유통업계가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해 예년보다 이른 인사를 단행하면서 빠르게 전략 수립에 나선가운데 SK그룹 정기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은 이상호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SK텔레콤이 자회사들의 상장을 예고한 상태기 때문이다.

 

◆ 이상호 사장 SK그룹 정기인사서 재신임...“이커머스 육성 박차”=지난 3일 단행된 SK그룹 정기 인사에서 이상호 11번가 사장이 재신임을 받았다. SK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의 '탈통신' 가속화 속에 '커머스'를 성장축으로 키워가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호 사장은 SK플래닛의 기술총괄을 거쳐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2016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다음커뮤티케이션에서 검색부문 부문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8년 9월 독립 출범한 11번가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0년부터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과 인터넷 포털 운영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까지 겸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이상호 사장의 리더십 아래 11번가는 ‘커머스 포털’로의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월간 십일절’ 등의 ‘데이(Day)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동영상 리뷰 꾹꾹’으로 고객 참여형 동영상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기도 했다.

 

또 최근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 등을 발빠르게 선보이면서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상호 사장은 취임 초부터“재미, 정보, 참여의 쇼핑 가치 제공하는 커머스 포털”이라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립 출범한지 1년만에 연간흑자 14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커머스업계의 신선함을 일으켰다. 초저가 경쟁과 할인경쟁으로 적자가 당연했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간 기준으로 2018년 대비 692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뤄냈다.

 

이상호 사장은 "새 출발 원년에 흑자전환을 달성하게 됐다"며 "고객에게 커머스 포털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2020년 또 한번 성장하는 11번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효율적인 사업을 줄이고 마케팅비용울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결과 매출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약점을 꼽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가운데 영업손실 48억원, 50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런 시선은 더욱 커졌다.

 

이상호 사장이 커머스포털을 너무 강조하면서 컨텐츠 차별화에만 집중하다보니 외형적인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 3분기 다시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전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올해 십일절에서는 하루 거래액 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2019년 11월 11일 일 거래액이었던 1,470억 대비 37% 이상 증가한 것으로 1분에 1억 4천만원 이상 판매된 규모다.

 

이상호 11번가 이사장은 “11월 11일 십일절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비교불가한 우리나라 대표 쇼핑 축제라는 자신감을 다시한번 입증했다”며, “11번가와 함께 즐겁고 설레는 쇼핑축제에 동참한 고객분들과 역대급 대규모 프로모션에 열정으로 임해준 11번가의 판매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상호 사장이 선제적으로 도입한 라이브커머스가 효과를 봤고 이마트몰과 제휴한 장보기 서비스도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올 9월 이커머스 앱 순이용자수에서도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입증했다.

 

 

◆ SKT 아마존과 전략 제휴...11번가 통해 아마존 진출 공식화=지난달에는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11번가가 업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강력한 1위 업체가 없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특성상 아마존이 평소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IT기기 등을 필두로 한국 진출을 본격화 한다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6일 아마존의 11번가 지분 참여 약정 등 이커머스 사업 협력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과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와 직접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한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항상 접근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아마존을 편하게 이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번가가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동맹을 얻게되면서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와 쿠팡에게 도전할 힘을 갖추게 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SK텔레콤이 IPO추진담당을 신설하면서 자회사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11번가의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박정호 부회장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11번가 상장 초읽기=SK텔레콤의 자회사 상장은 지난 2018년 박정호 부회장이 밝힌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의 일환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제주도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보유 지분 상향을 전제로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에서 벗어나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인 셈이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변신을 위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 분할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간지주사로 남는 투자회사 아래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을 거느리는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위해 원스토어는 지난 9월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께에는 IPO를 마친다는 계획이며 내년 1분기까지 ADT캡스와 SK인포섹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합병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물리 보안과 정보 보안 사업을 융합해 종합 보안 업체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 분할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분사로 티맵모빌리티는 최소 1조원의 가치 평가를 받게 됐으나,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가치에 비견해 3조~4조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기도 한다.

 

이처럼 SK텔레콤이 반도체(SK하이닉스), 보안(ADT캡스), 커머스(11번가), 미디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를 4대 신사업으로 삼고 집중 육성에 나선 가운데 이상호 사장이 11번가를 이끌고 내년 이커머스 경쟁 시장에서 어떤 역량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