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심문을 하루 앞두고 KCGI와 한진그룹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싼 정반대의 설명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등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양측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148/art_16062038259526_d69d7d.png)
한진칼 대주주인 KCGI는 이날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이 해명해야 할 7대 의문’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과 산은이 재판부와 국민을 오도하지 말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진그룹도 KCGI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전하며 “심각한 사실 왜곡과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KCGI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인용시 대출과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등 기존 주주에게도 참여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실권주 일반공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이 가능하지만 산은과 조 회장이 여러 핑계로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진그룹은 “산은이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 절차가 이뤄지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산은이 통합절차의 건전한 견제와 감시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산은과 조원태 회장의 이면합의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KCGI에 대해 한진그룹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사측은 “KCGI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며 “이면 합의를 운운한 근거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KCGI는 산은과 조 회장이 경영권 보장 계약을 체결하고 이면합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구노력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의 13억 연봉 삭감이나 정석기업 지분 처분 등 아무런 자구노력 조건도 없이 2개월 만에 인수계약이 진행된 것은 졸속”이라고 밝혔지만 한진그룹은 “자구 노력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주식 전부를 산은에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보유한 모든 재산을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통합 절차에 건 것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KCGI는 ‘구조조정은 없다’는 한진그룹 주장에 대해 “부실 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임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 KCGI의 주장은 반대로 통합 후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을 포용할 것이고 이는 최고경영층의 공식적인 언급을 통해서도 확인했다”며 “실제 겹치는 간접인력 일부는 자연감소 및 직무 전환 등으로 충분히 유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KCGI가 지난 18일 법원에 제출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은 25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진칼 유상증자가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심문 결과는 이번 주 안에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대한항공의 인수가 무산되며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