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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안심리?...손보사 보험료 4조원 더 걷혔다

3분기 누적 매출 66조8000억원...전년 대비 7%↑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보다 4조원 이상 보험료를 더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은 경기 둔화로 대부분의 국내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서 눈에 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안심리 가중으로 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22곳이 올 3분기까지 거둔 원수보험료(매출)는 총 6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62조4000억원)보다 7.05%(4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최근 4년 새 가장 가파른 증가폭이다. 일반·자동차·장기보험 등 손보사 주요 상품에서 골고루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장기보험료는 43조8000억원으로 전년(41조9000억원)보다 4.3%(1조9000억원) 증가했으며, 자동차보험료는 14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13조원) 대비 12.3%(1조6000억원) 늘어났다. 일반보험료의 경우 8조4000억원으로 1년 전(7조5000억원)보다 12.0%(9000억원) 더 걷혔다.

 

주목할 점은 손보사들의 매출 증가세다. 손보업계는 매년 평균 5%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7.05%의 성장폭은 눈에 띈다. 작년 원수보험료는 전년(59조2000억원)보다 5.4%(3조2000억원) 늘었으며, 2018년은 전년(59조원) 대비 0.3%(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손해보험업 성장세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뛰어 넘는다. 보험연구원은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서 보험산업의 저성장 장기화로 올해 손보 매출이 2.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손보사들이 업계 평균 성장률과 연구기관 전망치를 넘어서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심리 확산으로 상해·질병 등을 보장하는 일반·장기보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팬데믹)하면서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더 많이 가입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지난달 발표한 '중노년기 불안심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노년층의 불안심리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커졌으며 이 때문에 보험 가입 의향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전국 만 40~75세 성인남녀 1000명의 불안심리 정도를 점수(0~10점)로 물어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3.2점이었으나 이후 5.8점으로 상승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전체적으로 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향후 해지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는 불안심리가 더욱 커 보험 가입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료 인상 효과가 컸다. 올 2월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이 손해율 상승과 적자 심화를 이유로 2.5~4.4%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액은 작년 11월 기준 1조2900억원에 달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손보사들은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던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보험료를 올리면서 매출이 늘어났다”면서 “원수보험료의 증가는 코로나 사태뿐만 아니라 울산 주상복합 건물 화재 등 최근 여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험 보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