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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바늘구멍” 대기업 임원 승진 확률 ‘0.8%’

올해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대비 직원수 128.8명…지난해보다 0.5명↑
항공·해운, 철강, IT통신 업종은 올해 임원 승진 가능성 더 낮아져
삼성전자, 직원 101.7명당 1명 꼴 임원 최다 보유…CEO 될 가능성 0.03%

 

[FETV=김창수 기자] 올해 100대 기업에서 직원 128.8명당 1명의 임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8.3명보다 0.5명 많아져 ‘기업의 꽃’인 임원에 오를 수 있는 문턱이 더 높아졌다. 특히 항공·해운, 철강 업종 등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직원은 지난해 대비 6500여명, 미등기임원도 80여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2020년 100대 기업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 현황 분석’에서 도출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수를 비교 조사했다. 조사는 사내·외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다.

 

직원 수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인원을 기준으로 했다.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전체 직원 수는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과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수치다. 등기임원은 직원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4만 7442명으로 작년 85만 3970명보다 6528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은 6655명에서 6578명으로 77명이 짐을 쌌다. 직원 85명 당 1명꼴로 임원 책상이 사라진 셈이다.

 

올해 조사된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28.8명이다. 84만 명이 넘는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0.77%만이 기업의 꽃인 임원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8.3명 보다 0.5명 정도 더 많아진 수치다.

 

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0.95%)→2015년 106.8명(0.94%)→2018년 124.5명(0.8%)→2019년 128.3명(0.78%)으로 점차 증가해왔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이후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기업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차이가 컸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임원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종합상사로 파악됐다. 이 회사가 반기보고서에 명시한 올해 직원 수는 240명, 미등기임원 인원은 12명이다. 직원 20명 당 임원 1명꼴로 활약해 100대 기업 중 임원 승진 확률이 가장 높은 회사로 조사됐다.

 

LG상사도 22.2명으로 그 다음을 이었다. 지난해에는 LG상사(21.3명)가 현대종합상사(22.2명)보다 앞섰는데 올해는 역전됐다. 이외 SK이노베이션(26.1명), 미래에셋생명(27.8명), SK가스(29.5명)도 올해 조사에서 직원 30명 미만 당 1명꼴로 임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군으로 꼽혔다.

 

이와 달리 한국전력공사(한전)은 지난해 5580명에서 올해 직원 7612명 당 임원 1명꼴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올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미등기임원은 3명에 불과했다. 사내이사(상근) 6명까지 포함해 임원을 9명으로 늘려 계산하더라도 임원 한 명당 직원 수는 2537명으로 임원이 될 가능성은 ‘바늘구멍 뚫기’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가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52.4명 당 1명 꼴로 임원 자리에 올라섰다.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임원이 될 기회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무역(66.5명), 석유화학(74.8명), 보험(81.3명), 건설(99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별을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유통은 직원 325.2명 당 한 명만 임원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조선·중공업(234.9명), 항공·해운(203명), 자동차(145.5명), 철강(180.7명), 전기·전자(130.4명), IT·통신(125.5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이상 중에서 ‘별’이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항공·해운(지난해 176.7명), 철강(174.5명), IT·통신(121.2명) 업종 등은 지난해보다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졌다. 반면 보험(84.1명)과 증권(55.5명)은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더 적어졌으며 임원 승진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대조를 보였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삼성전자(지난해 100.6명→올해 101.7명), SK하이닉스(124.7명→189.5명), LG전자(125.8명→127.7명), 현대자동차(154명→150.1명) 순으로 나타났다. 4대 기업 중 현대차만 제외하고 임원 1명의 관리 직원 수가 지난해 대비 올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삼성전자는 100대 기업 중 미등기 임원 수가 가장 많았다. 올해 파악된 미등기 임원은 1049명이다. 여기에 조사에 빠진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054명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대로 진입했다. 올해는 그 숫자가 근소하게 더 늘었다.

 

한편 올해 파악된 100대기업 내 CEO급에 해당하는 사내이사는 84만 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290여 명에 불과했다. 100대기업 전체 직원 중 CEO급의 비율은 0.03%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혜양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기업에서 임원 수를 몇 명으로 할 것인지는 인력 운영 관리 측면에서 경영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올해는 코로나19 등으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다수 업종들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수를 줄이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임원 숫자부터 축소하려는 경향이 다소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2021년 임원 인사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가능성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