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과 대출자산 급증에도 안정적인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M&A, 중간배당 등 KB금융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총자본비율은 14.69%로 지난해 말(14.48%)에 비해 0.21%포인트(p) 올랐다. 신한금융지주(15.9%)에 이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KB금융의 나머지 BIS자기자본비율도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지주의 연결기준 자기자본(감독목적)을 그룹 전체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KB금융은 올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2995억원에 인수하면서 자본비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KB손해보험과 KB생명에 총 2조8607억원을 투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은행업감독규정시행세칙에 따라 보험사는 감독목적의 연결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비연결 자회사'다. 대응공제법에 의해 금융지주가 보험사에 투자한 금액이 지주 보통주자본 10%를 넘어가면 초과한 금액 만큼이 보통주자본에서 빠진다. 6월 말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은 35조7268억원이다. KB금융이 소유한 보험사 총 지분금액은 5조1602억원으로 이미 보통주자본의 10%를 넘어섰다.
또 KB금융은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인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중형급 규모의 부코핀은행를 인수해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점도 자본비율 하락의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글로벌 사업 확장의 영향으로 BIS총자본비율이 1년 전(14.9%)에 비해 1%p 하락한 13.9%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13%대로 떨어졌다.
대출자산 급증도 자본적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국민은행의 9월 말 원화대출 잔액은 작년 말에 비해 23조1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작년 증가규모(3조7000억원)의 6배가 넘는 규모다.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렸다. 이와 함께 최근 주식시장 호황과 주택자금 수요 급증으로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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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후순위채 등 모든 수단을 총 동원했다. KB금융은 올해 9월까지 작년 한 해 규모(3991억원)의 3배에 달하는 약 1조2000억원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로 인해 시장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영구채,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시장금리(3년 국고채) 금리는 작년 1.2~1.8%대에서 올해 0.8~0.9%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145/art_16044494754548_f54516.png)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바젤Ⅲ 일부 규정을 조기 시행도 자본비율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은행들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늘리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바젤Ⅲ 최종안 가운데 위험가중자산 기준에 관한 규정을 올 9월부터 적용했다. 이를 통해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이 1%p 넘게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의 관심은 높은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KB금융의 향후 행보다. 일단 추가 M&A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관리 부사장(CFO)은 3분기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추가 M&A를 계획하기 보다는 푸르덴셜생명, 프라삭, 부코핀은행의 안정적인 정착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라며 “다만 좋은 매물이 나오면 수익성, 효과 등 종합적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KB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145/art_16044501604848_ed44bc.png)
연말을 앞두고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은 작년 수준(26%)의 배당성향(당기순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배당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바젤Ⅲ를 조기 도입한 만큼, 배당성향을 높이기 쉽지 않다.
다만 KB금융은 향후 '중간배당'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관에 분기배당이 명시돼 있어 내년 경제상황과 그룹의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은행의 성장성이 제한되다보니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현재 중간배당 방침을 정한 바는 없지만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이 있으면 시장과 소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