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리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로 자본시장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 만큼 향후 실적 증대와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은 1조114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1.1% 급증했다. 분기 순익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에 최초다. 신한금융은 3분기 까지 2조9502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역대급 실적 배경으로 튼튼한 경상이익이 꼽힌다. 신한금융의 경비차감전 영업이익(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늘었다. 코로나19·사모펀드 사태 충당금으로 당기순익이 작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올 상반기에도 경기차감전 영업이익은 오히려 2.7% 늘었다. 이에 3분기 누적 실적도 2.8% 증가했다.
특히 유가증권·파생상품 부문과 투자금융(IB) 이익을 바탕으로 늘어난 4.8%의 비이자이익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은 최근 자본시장에서의 이익을 크게 늘리고 있다. 글로벌투자금융(GIB)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급증했다. 또 유가증권·파생상품 이익을 담당하는 글로벌마켓앤시큐리티(GMS) 부문도 같은 기간 128% 급증한 2649억원을 기록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044/art_16038539340828_123303.png)
최근 금융지주들의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미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함께 빅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금융업 진출로 인해 기존의 예대마진에 기반한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구조가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IB와 유가증권 매매 등이 금융지주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전자금융업자의 접근이 어려운 자산관리(WM), IB, 무역금융 등의 영역에서 경쟁력이 높은 은행은 디지털 전환의 충격을 덜 받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낮은 은행과의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고려할 때 신한금융의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영역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자본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자본이 확보가 중요하다. 대형증권사들이 자본규모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최근 신한금융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글로벌 사모펀드(PEF)로부터 1조1582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신한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이 9월 말 13.1%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2%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유상증자로 PEF와의 협력도 앞으로 자본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 2018년부터 세계적인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대체투자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올해 초에는 KKR과 함께 신한금융 맞춤 펀드를 출시했다.
신한금융은 유상증자 이후 주가하락에 직면했다. 올해 3만4000원대까지 회복됐던 주가는 유증 이후 2만7000원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번 유증은 시장과 소통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단행된 이유로 기존 주주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신주를 배정받은 PEF들이 사외이사 추천권까지 부여받으면서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하지만 증자로 자본시장 영역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되면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또 지배구조의 변화도 장기적으로 보면 주주가치 극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사모펀드가 2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게 되면서 주요 경영 전략에 있어 최고경영자(CEO)가 독단적인 결정을 하거나 금융당국의 직·간접적 개입이 어려워 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신한금융의 주가가 재평가되는 결정적인 호재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3분기의 양호한 실적으로 4분기 사모펀드 관련 손실 요인과 코로나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을 가정해도 올해 추정 순익은 3조4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올해들어 은행 중 주가가 가장 부진했던데다 경쟁사와의 시총차이 등을 고려시 신한금융은 향후 업종 평균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사진제공=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044/art_16038725671532_94605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