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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 들어간 차기 국민은행장 선출...관전 포인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변화 보다 '안정' 선택 가능성 높아
허인 행장 연임 전망 속 이동철·양종희 후보로 거론

 

[FETV=유길연 기자] 차기 KB국민은행장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허인 국민은행장이 다시 한 번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허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15일 전후로 차기 국민은행장 인사를 위한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차기 국민은행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추천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허 행장 외에도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허 행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2년 임기·1년 연임을 마치고 추가 1년 임기를 부여받게 된다. 허 행장은 지난 2017년 11월 취임 이후 국민은행의 호실적을 이끌어 왔다. 임기 첫 해인 2018년에는 2조2592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신한은행(2조2790억원)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2019년에는 8%늘어난 2조439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올해 국민은행이 금융권을 뒤흔든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려들지 않은 점도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허 행장의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속에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1조2468억원을 거두면서 올해 리딩뱅크 수성 전망도 밝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의 디지털·글로벌 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한 점도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그는 국내 최초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Liiv M) 출시를 진두지휘 했다. 또 국민은행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글로벌 부문 강화를 위해 작년 말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인 프라삭, 올해는 인도네시아 중형급 규모인 부코핀 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특히 허 행장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까다로운 조건 제시와 현지 경제 상황 등 여러 악조건을 뚫고 부코핀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여름 휴가까지 반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허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관례를 깨고 3연임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통상 2년 임기에 연임 성공시 1년 추가 임기가 주어진다. 최근 KB금융지주에 부회장 자리가 신설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은행장과 위상이 비슷한 부회장직을 만들어 허 행장을 부회장으로 보내고 다른 인물을 은행장에 임명한다는 시나리오다.   

 

허 행장의 경쟁자로는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이다. 이 사장은 국민카드 수장을 맡으면서 국민카드를 성장시킨 점이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국민카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B증권, KB손해보험과 비교해 순이익 기여도도 낮고 존재감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작년 10% 넘게 순익이 급증하면서 그룹 내 핵심 비은행계열사로 부상했다. 

 

양 사장은 그룹 내 보험부문을 진두지휘하는 그룹 내 핵심 인물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15년 KB금융이 인수합병(M&A) 잔혹사를 끊어내고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인수에 성공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KB금융이 올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점이 변수다. 양 사장이 보험부문을 계속 총괄하면서 푸르덴셜생명이 조직 내 통합을 이루는데 힘을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최초 민간은행 여성 은행장 탄생은 사실상 무산됐다. 윤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을 쏟으면서 조직 내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들어 박 사장의 선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돌발변수가 생겼다. 박 사장이 대규모 환매연기 사태를 불러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의 책임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박 사장은 차기 행장 후보군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적 타당성을 따지기 전에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