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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현대중공업 권오갑의 ‘투트랙 생존전략' 성공할까?

DICC 우발채무액 부담 줄어든 권오갑, 두산인프라코어 입찰 참여
발주량 급감한 조선업... 공시위반 위험에도 사업 영역 확장 선언
독과점 우려에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기업결합심사…EU와 협상
군사기밀 불법촬영에 노조에 기름 부어…“재벌 특혜 절대 반대”

 

[FETV=김현호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건설기계 산업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발주량 감소로 조선업이 침체에 빠져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 논란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노조에 기름을 부은 가운데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는 권 회장의 ‘투 트랙’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업 침체에... 건설기계 산업으로 ‘손 뻗는’ 권오갑=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8일, 건설기계 사업을 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 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8월7일, “인수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공시했지만 공시위반으로 벌점이 부과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선회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두산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DICC) 우발채무액을 떠 안기로 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1조원에 달하는 우발채무액 부담이 사라지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기계장비 제조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프라코어 인수는 조선산업 집중도를 낮춰주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 다각화로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발주량이 급감한 조선 산업 상황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로 지난해 대비(2003만CGT) 절반 수준에 그쳐 발주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116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현재 목표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U와 협상 나선 현대重, 군사기밀 유출 논란 극복하고 대우조선 품을 수 있을까?=지난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양보 조건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EU가 지속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며 기업결합 심사를 연기해 현대중공업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승인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재벌 특혜, 불법 묵과 방산비리 규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군사기밀을 불법 촬영했고 기무사령부의 불시 감사로 현대중공업 서버에서 나온 군사기밀 문건만 3~4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현대중공업은 해군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적으로 입수했다”며 “사상 최대 규모인 비리 사건의 핵심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방위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특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 재벌 밀어주기에 의해 강제적인 교착 상태에 빠져있을수록 한국 조선산업의 앞날은 암담해질 뿐”이라며 재벌특혜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