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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보험 넘어 ‘인생금융파트너’ 꿈꾸다

당기순익 증가 등 실적 개선으로 '자산운용' 능력 입증
자산이익률 회복 과제...해외·신성장 사업 발굴 집중 전망

 

[FETV=권지현 기자] 올해 3월 취임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이 삼성생명의 새 미래를 그리고 있다.

 

'보험을 넘어, 고객의 미래를 지키는 인생 금융 파트너(Your Trusted Financial Partner for Life)’라는 비전의 달성을 위해서다. 고객 눈높이에 맞춘 보험상품 개발 및 양질의 서비스 제공까지 전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변화에 보험업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전 사장은 1964년생으로 원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그는 입사 22년 만인 2008년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이후 삼성생명 전무,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생명 입사 30년 만에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거친 그는 2018년 2월 삼성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직에 올랐다. 2년 뒤 삼성생명으로 돌아와 올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전 사장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자산운용전문가’다.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금융업 전반에서 자산운용업무를 두루 담당한 그룹 내 인사는 전 사장이 유일하다. 삼성자산운용 대표 시절 그가 자산운용사 최고 수준의 타겟데이트펀드(TDF) 적립금을 쌓았던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TDF는 투자자가 본인의 예상 은퇴 시점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최적의 투자를 수행하는 생애주기 펀드다. 2018년 6월 4472억원이던 삼성자산운용 TDF 적립액은 전 사장이 CEO로 취임한 지 만 1년 후인 작년 6월 6300억원을 돌파했다. 1년 새 41%(1828억원) 성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 사장 선임 당시 업계는 삼성생명이 자산운용 수익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며 기존 보험업 중심이던 사업 구성과 역량을 넓혀 혁신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올 상반기 그가 처음으로 받아든 성적표는 ‘합격’이라는 평가다.

 

먼저 자산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만큼 사업을 운용할 수 있는 ‘실탄’을 많이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다. 올 1분기 309조원이던 삼성생명 총 자산은 2분기 317조원을 기록했다. 3개월 만에 8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부채를 차감한 자본도 1분기 34조원에서 2분기 37조원으로 8.8%(3조원) 증가했다.

 

 

특히 해외자산의 증가를 주목할만하다. 현재 삼성생명은 2개국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며 4개의 자회사(태국 3개사·중국 1개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 2분기 이들 자회사의 총 자산은 1조6272억원으로 1분기(1조6083억원) 보다 189억원 증가했다. 지구촌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할 경우 이들의 기록은 더욱 눈에 띈다. 작년 6월 말 기준 삼성생명 4개 해외 자회사들의 총 자산은 1조4516억원이었다. 1년 만에 12.1%(1756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들 자회사 중 중국에 위치한 ‘북경삼성치업유한공사’와 태국에 위치한 ‘태국삼성생명보험’의 자산 증가가 눈에 띈다. 부동산입대업에 종사하는 북경삼성치업유한공사는 삼성생명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자회사 총 자산의 절반 이상(57.1%)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북경삼성치업유한공사의 자산은 9301억원으로 1년 전(8993억원) 보다 3.4%(308억원) 증가했다.

 

태국삼성생명보험의 경우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삼성생명이 48.87%의 지분을 보유한 태국삼성생명보험은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다. 태국삼성생명보험은 올 2분기 자산 규모 63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861억원)보다 29.8%(1449억원) 늘어난 수치다. 현지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자회사들의 성장은 '국내 1등 보험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해외사업 및 신사업 발굴에 중점을 둔 회사 경영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내실도 다졌다. 삼성생명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 4698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2565억원)보다 무려 83.1%(2133억원)나 더 거뒀다. 그사이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3745억원이던 1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에는 5500억원으로 46.8%(1755억원) 불어났다. 영업외수익도 눈여겨볼 만하다. 3월 말 기준 78억원이던 삼성생명 영업외수익은 6월 말 477억원을 달성해 6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지급여력(RBC)비율도 올 2분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자본적정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337.2%로 전 분기(324.9%)보다 12.3%포인트(p) 개선됐다. 3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 전체 RBC비율 평균은 267.2%였다.

 

 

다만 삼성생명의 낮은 운용자산이익률은 전 사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삼성생명 올 2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74%로 1분기(4.94%) 보다 1.2%p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봐도 아쉽다. 2018년 상반기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82%까지 올랐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4.13%이다.

 

낮은 운용자산이익률은 '이차역마진' 부담을 지속시킬 수 있다. 이차역마진은 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장한 보험금 이자율보다 보험사 운용 수익률이 낮아 생기는 손해를 말한다. 생명보험사들은 과거에 팔아놓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 때문에 이차역마진 부담이 매년 커지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보험사들은 운용 수익률을 더욱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자산운용에 능한 것으로 평가받는 전 사장의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전략은 해외, 신성장 사업 발굴”이라며 “고객 이익 중심의 경영체계를 바탕으로 비전속, 특화 채널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업과 수익의 다각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