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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우리사주조합, 사외이사 네 번째 추천

윤순진 교수·류영재 대표 선임 주주 제안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주주 제안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네 번째 시도를 시작한다. 우리사주조합은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등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과거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했던 현직 금융노조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 자리에 오르면서 이번 우리사주조합의 시도의 성공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 제안을 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두 인물을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이 가진 KB금융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1.22%에 그치고 있어 사외이사 선임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주주들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라며 “또 KB금융이 해외주주 비중이 높은 만큼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도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는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리사주조합은 현재 KB금융의 사외이사 추천제도가 법으로 제정된 소수주주들의 권한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법상 6개월 전부터 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1만분의 10에 해당하는 주식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자는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KB금융은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만들어 검증절차를 거치게 해 주주권리를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우리사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SG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현재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이에 대한 전문가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금융경영(2명), 재무(1명), 회계(1명), 법률·규제(1명), 리스크 관리(1명), 소비자 보호(1명) 등 총 7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류 위원장은 “KB금융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는 법으로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 선택하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며 “또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윤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같은 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교육 협동과정 등을 맡고 있는 환경 전문가다. 그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환경사회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재 교단 밖에서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소속 위원회와 국내외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류 대표는 한양대 정외과를 나왔으며 영국 애슈리지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그는 사회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써스틴베스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에서 최고지도자 및 주요 요직을 맡았다. 또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UN 글로벌 컴팩트(Global Compact) 한국위원회와 대학・대학원에서 지속가능경영 및 동반성장을 위한 자문・강연을 하고 있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작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금융 자회사인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시도는 과거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KB금융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해온 인물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인물은 자체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통해 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