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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코로나19 재확산 타고 정유업계 ‘긴장’…대응책 마련 골몰

항공유 정제마진 약세, 매출 비중 높은 SK이노베이션·S-오일 등 타격 우려
‘IMO2020’ 규제 시행 맞춰 설비 증설했는데…저유황유價 하락세에 업황 부진 전망도
“항공유 배합 비중 변화·공정 생산량 조정으로 위기 대응”

 

[FETV=김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 반등을 기대했던 정유사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3분기 이후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던 이동 수요가 여전히 정체되면서 항공유 수익성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IMO 2020 환경규제에 맞춰 저유황유 생산을 늘렸지만 최근 저유황유 가격 하락세로 향후 예측이 어려운 것도 골칫거리다. 정유업계에서는 항공유 배합의 비중 변화 및 설비 생산량 조정으로 상황 변화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1,2분기 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린 정유업계는 3분기 이후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국가 간 이동 수요가 늘고 이에 따른 항공유 판매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정유사 중에는 특히 S-오일과 SK이노베이션의 매출 대비 항공유 비중이 높다.

 

항공유를 생산하는 S-오일과 SK인천석유화학(SK 이노베이션 자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각각 7958억 원, 32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4%, 61.1% 감소했다. GS칼텍스 항공유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5% 하락했다. 2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낸 현대오일뱅크의 선전 원인으로 항공유 생산 감소가 꼽히기도 했다.

 

항공유 정제 마진이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수요 회복까지 늦어지면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 전년 대비 90%까지 떨어졌던 항공유 판매는 최근 화물 운송 수요 등에 힘입어 50%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항공유 생산 시 휘발유·등유·경유·납사 등을 배합하는데 이 중 공정에서 경유의 비중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시작된 IMO 2020 환경규제에 맞춘 정유사의 생산 설비가 현재 시황과 ‘엇박자’를 내는 것도 고민거리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부터 선박 연료의 황 함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IMO2020 규제를 시행했다. 환경오염 원인인 황 배출량을 줄이자는 취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IMO2020의 영향으로 전 세계 선박용 저유황유 수요가 2019년 일평균 10만 배럴에서 올해 100만 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건설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준공하고 3월 말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VRDS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고유황 중질유에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회사 측은 VRDS 가동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선박용 저유황유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선박 연료 브랜드를 출시했고 S-오일도 울산 공장 내 발생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증설했다. GS칼텍스 또한 공장 연료로 쓰던 저유황유는 선박유로 판매하고 액화천연가스(LNG)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해상 물동량이 크게 줄었고 이 여파로 저유황유 수요가 부진해 가격이 하락세에 있다. 선박유 가격 정보 웹사이트 ‘쉽앤드벙커’에 따르면 글로벌 20개 항구의 평균 초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톤당 32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중순까지만 해도 600달러선을 넘나들던 것이 거의 반토막난 것이다.

 

정유사들은 공정 변화를 통해 저유황유의 수요 부진 및 가격 하락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VRDS 설비를 운영하면 LSFO(저유황 연료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데 일종의 운전 모드 변경을 통해 LSFO의 생산량을 조정 가능하다”며 “업황이 좋지 않을 경우 LSFO 생산을 최대한 줄여 다른 제품을 팔 수 있게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