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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글로벌·디지털' 앞세워 하나은행 도약 나선 '열정맨' 지성규

 

[FETV=유길연 기자]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글로벌·디지털'을 앞세워 하나은행의 한 단계 더 도약에 앞장서고 있다. 

 

지 행장은 금융권에서 ‘열정맨’으로 통한다. 일선 현장에서 끝을 볼 때 까지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은행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후에도 실무 영역에서 꼼꼼하게 일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 행장의 끊임없는 열정은 하나은행의 호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작년 부진했던 글로벌 부문의 실적 만회와 사모펀드 사태로 하락한 고객 신뢰 회복이 연임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 

 

●하나은행 중국 진출 ‘선봉장’...글로벌 전문가로 발돋움
  
지 행장은 1963년 경남 밀양 출생으로 밀양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 후 하나은행 영업준비사무국으로 입행해 뱅커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의 경력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사업은 국제부 대리로 승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실력을 인정받아 홍콩지점 차장으로 발령 받으면서 중국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심양지점 지점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열정 남’ 기질은 이 때 빛을 발했다. 지 행장은 지점장 시절 매일 새벽 네시에 일어나 차를 몰고 베이징으로 가 예비 고객들을 만나고 한밤중에 션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심양에서 베이징까지 가려면 고속철도로 꼬박 5시간을 가야한다. 이러한 남다른 열정으로 지 행장은 지점장 첫 해 순대출자산 7600만 달러를 내 목표치를 250% 넘기는 실적을 올렸다.  

 

지 행장은 이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 단장을 맡으면서 하나은행 중국 사업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지 행장은 하나은행이 2010년에 중국의 지린은행 2대 주주로 올라서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린성을 비롯한 여러 성의 도시 상업은행들을 통폐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이에 지린은행도 창춘은행을 중심으로 여러 상업은행이 합쳐서 2006년 출범했다. 중국 진출 기회를 찾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린성 정부를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지린은행 지분 18% 확보에 성공했다. 이 작업에서 지 행장은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이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지 행장은 지린은행의 부행장에 올랐다. 지 행장은 지린은행의 카드사업 진출과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PB)사업 등을 이끌며 성과를 냈다. 특히 그는 현장에서 한국 직원과 중국인 직원이 시너지를 내려면 언어적 장벽을 해결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지 행장은 수 많은 업무가 있어도 매일 아침과 점심에 중국인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사업확장에 큰 공을 세운 지 행장은 2015년에 하나은행 중국법인(중국유한공사)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핵심적인 경영전략은 ‘현지화’ 였다. 당시 국내 은행들은 해외에 진출할 때 국내 대기업 주재원을 주력 고객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 행장은 중국 법인의 주요 경영진을 모두 현지인으로 임명했다. 당시 광저우 행장 내정자가 부인의 반대로 행장 자리를 고사하자 직접 찾아가 3일 동안 직접 내정자의 부인을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 중국인에 특화된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내놓았다. 그 결과 중국 법인 고객의 약 80%가 중국인으로 채워졌다. 

 

현지화의 성공은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014년, 2015년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 행장의 법인장 2년차인 2016년에 28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더니, 2017년 373억 원, 2018년 54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하나은행 최대 실적 이끌다

 

중국에서 세운 굵직한 업적으로 지 행장은 2018년 글로벌사업그룹장 부행장을 거쳐 2018년 말에는 하나은행에 내정됐다. 당시 채용문제로 재판을 받게 된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이 3연임을 포기하면서 지 행장이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특히 지 행장은 함 부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 가장 아끼는 부행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함 부회장은 지 행장의 취임 직전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인수인계를 마무리 지으며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의 성장 전략으로 디지털·글로벌을 꼽았다. 그는 2019년 3월 취임사를 통해 “왼쪽 날개가 디지털이라면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로, 이를 통한 혁신을 추구하는 은행을 만들겠다”라고 핵심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지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하나은행은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했다. 우선 하나은행은 ‘데이터 정보회사’로 탈바꿈한다는 구호 아래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통합 인프라 ‘하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지난해 6월에 출시한 ‘하나원큐 신용대출’도 흥행 기록을 작성했다. 출시 후 45일만에 판매액이 5000억원을 넘더니 6개월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로그인 없이 본인 명의 휴대폰과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3분 안에 대출이 가능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글로벌 부문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지난 5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은 지 행장의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 행장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과도한 경쟁에 빠져 단기적 이익만 추구하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에 글로벌 부문 1위 은행인 신한은행과 2위인 하나은행이 협력해 현지화 등 장기적인 전략으로 해외 시장 확대를 이루고자 했다. 이것이 그룹차원으로 확대되면서 두 거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손을 잡게 됐다. 

 

이 결과 지 행장은 현재까지 실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2조139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3%(539억원) 늘었다. 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이래 최대실적이다. 올 상반기도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조62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해외법인 실적·사모펀드 사태 관련 고객 신뢰 회복은 과제 

 

호실적 행진으로 지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공 영역’인 글로벌 부문이 작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점은 ‘옥의 티’다. 하나은행은 해외법인 실적에서 신한은행에 이은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작년에는 3위로 주저앉았다. 하나은행의 작년 해외법인 순익은 63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에 우리은행에 450억원 차이로 2위자리를 내줬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중국 법인이 작년 동기(544억원) 대비 86% 급감한 75억원의 순익을 거둔 영향이 컸기에 더욱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작년에는 하나은행이 중국 유력 합작투자회사인 중국민생투자그룹에 투자한 금액이 큰 손실을 입었다. 하나은행은 총 투자금 5148억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2373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특히 이 투자는 지 행장이 중국법인장을 맡을 당시인 2015년부터 이뤄졌다.

 

다행히 하나은행은 올 1분기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늘어 작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급증한 628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2위 자리를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 앞날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 행장의 경영 능력이 더욱 발휘돼야 할 상황이다.

 

또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고객 신뢰 하락도 풀어야할 과제다.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 대규모 원금손실을 불러일으킨 해외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함펀드(DLF) 사태에 휘말리면서 곤혹을 치렀다. 당시 불완전판매 협의로 금융당국은 하나은행과 관련 임원들에게 징계를 내렸다. 올해는 환매 연기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의 주요 판매처로 알려지면서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금융당국과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