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729/art_15948632740429_9ab1b8.png)
[FETV=김현호 기자] 14일 160조원이 투자되는 청사진이 공개된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은 “그린 뉴딜에 현대차의 생존이 달렸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그룹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기술발전에 따라 완성차업계의 미래가 결정되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두뇌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의 박정국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가 떠오르면서 ‘대변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전기차는 2040년까지 판매된 모든 승용차 중 58%, 전체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이에 발맞춰 2025년까지 23개의 전기차를 내놓고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각각 100만대,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동력을 책임지는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3개월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연이어 만나는 등 이례적인 릴레이 경영행보를 보였다. 박정국 대표도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6월 LG화학 오창공장과 7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의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현대차 본사를 제외한 계열사 CEO중 유일하게 동행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가 완성차를 만들어내기 전, 2만여개의 부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생산하는 모듈(시스템화)사업을 영위하는 자동차부품 회사다. 정 수석부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의 핵심이 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박정국 대표는 현대차 성능개발센터장과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18년 12월, 엔지니어 출신 최초로 현대모비스 대표로 취임했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필두로 EPCU(Electric Power Control Unit)와 구동모터가 합쳐져 만들어진다. 세 부품이 없으면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전기차에 핵심이 된다. 현대모비스는 이중 EPCU와 구동모터 생산을 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더라도 기술력 개발 확보는 필수다.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 하더라도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중 EPCU는 차량의 움직임을 컨트롤 하는 장치를 말하며 크게 인버터와 LDC(Low voltage DC-DC Converter), VCU(Vehicle Control Unit)라는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인버터는 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에너지를 공급해 구동모터의 회전속도에 영향을 준다. ‘저전압 직류 변환장치’를 말하는 LDC는 알터네이터가 없어 구동 중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는 전기차에 전자기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전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VCU는 구동모터, 회생제동, 클러스터 표시 등 차량 제어 유닛을 말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하며 집중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모비스의 기술개발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투싼’을 완성차업계 중 가장 먼저 선보였으며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를 위해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스택’이 핵심 부품으로 분류된다. 스택은 자동차의 출력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셀을 묶어 조립하는 것을 뜻하며 완성된 연료전지스택은 충분한 전기를 생산해 구동할 수 있게 만든 부품을 말한다. 이 부품은 수소전기차 원가에 절반에 달하며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충북 충주에 연료전지 스택 공장을 증축하고 있다.
한편, 박정국 대표는 미래차 시정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3월에는 대규모 연구소를 짓고 미래차 연구개발을 위해 현대로템이 소유한 4만㎡ 규모의 의왕연구단지 유휴 부지를 매입했다. 또 코로나19로 1분기 영업이익이 27% 감소한 가운데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은 지난해(9654억)보다 늘려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