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송은정 기자]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이 일부 제한된 기능에 그치는 등 부실한 서비스가 이용객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이 금융서비스는 은행의 송금, 결제망을 표준화해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나 출금, 이체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개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뱅크가 적용한 '공동결제시스템' 때문에 오픈뱅킹으로 불리고 있다.
오픈뱅킹은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2월 18일부터 전면 시행, 1금융권에서 시작해 2금융권으로 확대중이다. 이미 시중은행이나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 알려진 오픈뱅킹은 '다른은행'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오픈뱅킹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이지만 카카오뱅크에서는 뒤늦게 도입된 셈이다.
◆소비자들에게 '핫' 한 오픈 뱅킹=그동안 은행 거래를 하려면 각 은행이나 핀테크 회사들이 개발한 각각의 앱을 사용해야만 했다. 기타 다른 은행에 보유한 계좌 이체나 출금을 하려면 해당 은행 앱을 이용해야만 가능하다. 2016년 12월, 은행부터 시작한 '내 계좌 한 눈에' 계좌통합관리 서비스를 통해서 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호금융 및 보험, 카드, 증권사에 있는 계좌까지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개별 앱에서 타행에 있는 계좌의 조회 출금까지 가능하게 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행된 오픈뱅킹 서비스의 가입자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중복가입을 제외하면 2032만명에 달한다. 국내 경제활동 인구 2821만명의 72%에 해당하는 숫자다.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타 은행과 차별점 없어=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서비스 역시 다른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타행 입출금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등록된 은행 계좌에서 잔액을 가져올 수 있다. 카카오뱅크 앱을 열면 내 계좌로 들어가 '다른은행'이란 메뉴가 새로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다른은행을 터치해서 이용할 수도 있고, 설정으로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있다.
설정 화면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알리는 'new' 글자가 보이면서 '내 모든 은행계좌 카카오뱅크 하나로'라는 문장이 나온다. 터치를 하니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라고 나온다. 시작하기를 누르면 약관을 동의하고, 본인확인 과정을 간단하게 거친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넣으면 바로 내가 보유한 계좌가 확인 가능하다. 이때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내가 보유한 계좌를 한 번에 추가할 수는 것이 장점이다. 어카운트인포를 이용해 한번에 내 모든 계좌를 확인하는 것은 카카오뱅크만 가능한 게 아니라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은행의 앱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생체 인식 (페이스 ID) 인증 방식을 적용해서 본인확인 간편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간단하다. 신분증도 필요 없고, 시간도 3분도 걸리지 않는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타행 입출금 계좌중 최대 3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등록 계좌는 삭제, 변경이 자유롭다.
'가져오기'를 누르면 타행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카카오뱅크로 이체할 수 있다. 여러 은행을 합쳐서 하루 최대 1000만원 한도로 카카오뱅크로 이체가 가능하다. 등록하는 과정 자체는 다른 은행에서 이미 도입한 오픈뱅킹 서비스와 똑같다.
◆타 은행에 비해 서비스 미비… 기능 제한적=그런데 카카오뱅크는 아직 오픈뱅킹 서비스에서 타행의 입출금 계좌만 조회, 가져올 수 있다. 가져오기(카카오뱅크 입금)만 지원하는 셈이다. 타 은행 오픈뱅킹 서비스에서는 타행의 입출금 계좌는 물론이고 예적금, 수익증권 계좌까지 조회, 가져올 수 있다.
계좌도 최대 50개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어카운트인포를 이용해 타행에 있던 예적금까지 모두 가져와 등록해 한 번에 관리하기가 편리하다. 타 오픈뱅킹 서비스에서는 내가 보유한 타행에서 다른 타행으로 계좌 이체도 지원하고 있다. 앱에선 오픈뱅킹(다른은행) 서비스를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초반이긴 하지만, 대고객 서비스라고 하기엔 제공되는 기능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타행 앱을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후발주자로서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해 타행보다 나은 어떤 서비스를 준비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오픈 뱅킹의 후발주자면서 카카오뱅크만의 차별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