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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코로나"…베트남 진출 증권사 1분기 실적 '명암'

NH투자·KB증권 ‘상승’ vs 한국투자·신한금투·한화투자 ‘부진’

 

[FETV=이가람 기자] 베트남으로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등 총 6개 증권사가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베트남으로 향한 증권사들은 사업 확장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6개 증권사 베트남 법인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2018년 대비 90% 이상 폭등한 32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실적에서 명암이 갈리고 있다.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수익이 상승한 반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은 하락 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지분의 일부를 인수하는 합작 법인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이후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 규제가 완화되자 이 회사 지분 전체를 사들여 베트남 법인 NHSV를 출범시켰다. 동남아 벨트 구축 목표를 세운 NH투자증권에게 증권 계좌를 보유한 사람이 적어 성장 가능성이 높았던 베트남은 중요한 시장이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2억5200만원 순손실에서 올 1분기 2억3900만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됐다. 자산 규모도 330억원대에서 1130억원대로 크게 늘었다.

 

KB증권은 2017년 11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마리타임증권을 인수하며 베트남 진출 기반을 닦았다. KBSV를 통해 업계 최초로 베트남 양도성예금증서를 출시하고, 아시아분산투자펀드와 같은 베트남 유망 상품을 판매하며 성장했다. 해외 주식을 환전 없이 매매하는 서비스에 베트남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 결과 KBSV의 올 1분기 순이익은 21억원으로, 작년 동기(8억8480만원) 대비 14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분기 채권중개시장 점유율 3.6%로 업계 2위에 오르며, 후발 주자라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베트남 해외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파생 상품 중개 자격을 얻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였던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15억4800만원에서 올 1분기 15억2300만원으로 1.5% 가량 줄었다. 작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두며 ‘효자 법인’으로 불렸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 남안증권 지분 전부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베트남 현지 고금리 채권·구조화·상장지수채권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했다. 그럼에도 순이익은 작년 1분기 2억8500만원에서 1분기 1억800만원으로 62% 폭락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베트남의 온라인 전문 증권사인 HFT증권을 인수하고, 12월 사명을 파인트리증권으로 교체한 뒤 공식 출범했다. 단순 중개 업무에 그치지 않고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허가를 취득해 사업 영역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 1분기 1억7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국내 증권사 베트남 법인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한편 2007년 12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뒤 막대한 자본력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영업망을 확충해 온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베트남 법인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