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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네이버, 신규 도입한 음원료 정산법 '혼란' 불만

네이버 바이브, 지난달 국내외 유통사 280곳 대상으로 새로운 음원 정산 방식 도입
이용자가 들은 음악에만 이용료 지급…대형 유통사 빠진 채 20%만 해당
정산 방식 매우 복잡…저작권자 및 이용자 동시 부담 줄 수 있다는 우려

[FETV=송은정 기자] 네이버가 지난달 도입한 새로운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이 저작권자 및 이용자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사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 적용한 음원 이용료 정산 시스템 VPS(VIBE Payment System)의 정산 방식이 매우 복잡해 저작권자 및 이용자 등이 혼란으로 인한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25일 인공지능(AI) 뮤직 서비스 VIBE(이하 바이브)가 지난 3월 발표한 인별 정산 방식 기반의 새로운 정산 시스템 VPS(VIBE Payment System)을 적용하고 있다. VPS는 이용자가 선택해 들은 아티스트의 음악에만 이용료를 배분하는 ‘인별 정산 방식’ 기반의 신규 바이브 음원 정산법이다. 앞서 네이버는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음원 사용료를 배분하고, 고질적인 음원 사재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VPS를 통한 정산을 시작하겠다고 지난 3월 공지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국내외 권리사들을 대상으로 VPS 도입을 위한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 결과, 바이브에 음원을 공급하는 297개의 국내 외 음원 유통사중 280개 사에 VPS 정산 방식을 적용했다. 일부 대형 유통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중인 유통사, VPS 정산 시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일부 유통사는 VPS 도입을 보류중이다. 네이버는 VPS 방식 적용을 보류한 유통사에게도 VPS 적용시 정산액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네이버 "내 노래 들은 돈 나한테 와야지"…'내돈내듣' 캠페인=네이버는 "내 노래 들은 돈 나한테 와야지"라고 말하는 일명 '내돈내듣' 캠페인을 시작했다. '내돈내듣'이란 내가 낸 돈, 내가 듣는 노래에게(아티스트에게) 돈이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의 디지털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때 자신이 지불한 월간 이용료는 일단 멜론, 지니뮤직, 벅스, 바이브와 같은 음원 서비스 매출로 100% 반영된다. 그리고 이 수익에서 음원 서비스 사업자(앞서 말한 멜론 등)가 35%를 가져간다.

 

음원 서비스 사업자는 이 매출에서 결제대행 수수료, 서버 구축. 운영비, 이동통신망 사용료, 보안시스템 운영 등의 고정 비용 등을 제외하고 수익을 남긴다. 그리고 남은 65%를 음원 관리자가 음원유통 사업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에 나눠준다.

 

음원유통사업자는 음원 제작자 단체이며, 음악저작권협회에는 작곡, 작사가 등록됐고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는 가수와 연주자 단체다. 결국 제작자, 가수, 작곡 작사가, 연주자 등 저작권자들이 나눈다는 의미다. 이같은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은 앞서 음악 관련 4개 신탁관리단체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함께 논의해 그동안 권리자의 몫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저작권자 등 권리자 단체의 비중을 상향하고, 결합상품이나 할인상품 비중을 낮춰왔다.

 

◆'사재기 논란'의 중심이 된 디지털 음원 정산 시스템=그동안 합리적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 방식 논의는 꾸준히 이뤄져 왔다. 음원 수익 문제가 최근처럼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음원 사재기' 논란에서 부터 시작 됐다. ​현재의 음원 서비스 사이트 메인 화면에 자리 잡은 실시간 차트는 1시간 동안 가장 많이 재생된 음악 순서대로 보여주는 차트다.

 

차트를 1시간마다 집계하기 때문에 만약에 소수의 사람이 수십, 수백여 대의 공기계를 가지고 무한 반복하도록 리스트를 짜서 돌리면 차트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실시간 차트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찾아듣는 현상이 반복된다.


음원 사재기, 차트 쏠림 현상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자 결국 멜론이 음원 사재기에 논란이 된 실시간 차트를 없애겠다고 발표하고 지니뮤직과 벅스도 음원 서비스 개편안을 꺼냈다. 이는 단순히 실시간 인기 차트뿐만 아니라 음원 수익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새로운 정산 시스템…대형 유통사는 참여하지 않아=우리나라 음원 서비스 대부분은 '비례 배분제'로 음원 수익을 정산한다. 음원 서비스 사업자가 소비자들이 낸 음원 이용료에서 재생 횟수 '비중'에 따라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음원사이트에서 아무리 많은 음악을 들어도 내가 낸 돈의 대부분은 당시 차트 인기 가수들에게 대부분 돌아간다. 네이버는 기존 '네이버 뮤직'을 개편하고 새 음원 서비스 '바이브(VIVE)'를 내놓으면서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바로, 지난해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올해 새로 도입한 정산 방식인 '바이브페이먼트시스템(VPS)'이다.

 

이 시스템은 내가 실제로 들은 가수에게 내가 낸 이용료가 전달되도록 했다. 자신이 들은 음악에서 노래 비중을 따져 수익을 정확히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것을 '인별 정산 방식'이라고 부른다. 내가 낸 돈이 정확히 내가 들은 가수에게 전달된다는 개념으로 네이버는 VPS 시뮬레이션 결과,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가수 등 폭넓게 사랑받는 아티스트일수록 정산 금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러 사람이 많이 들을수록 정산을 많이 받는다. 반면 소수 이용자가 반복 재생해 듣는 가수의 음원 수익은 비례배분 방식보다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팬 입장에서도 자신이 소비한 음악에 자신이 지불한 플랫폼 사용료가 그대로 전달 되는 정산 시스템에 대한 이용자의 긍정적인 반응과 응원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디지털 음악 생태계를 위한 발전 방안의 하나로 '바이브'를 내놓았다. 이는 업계에 확산을 요청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아직 네이버 바이브를 비롯한 소수의 음악 저작권자만이 여기에 동의했다. 네이버는 공급되는 음악의 절반, 수익의 20%를 인별 정산 방식으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니뮤직, 벅스 등을 비롯한 음악 시장의 메이저라고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음원 서비스사이자 음원 유통사들은 이 방식에 참여하지 않는다.

◆'바이브'의 복잡한 인별(人別) 정산 방식…문제 많아=네이버의 새로운 정산 방식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새 정산 방법이 과거에 비해 매우 복잡해진다는 것이 이유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낸 전체 이용료에서 이용자의 총 재생수를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이것을 다시 음원 재생 수에 곱해서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네이버 바이브는 일일이 이용자마다 곡당 재생수와 단가를 산정해야 한다.

 

회사측은 컴퓨팅 파워와 빅데이터 등 현재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기존 시스템을 운용하던 업체 입장에선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하다. 인별 정산 방식은 이용자 중심으로 1명, 1명 다르게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계산의 복잡성 때문에 비용 상승도 우려되고 있다.

 

음원 서비스 사업자의 수익 배분 비중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은 잘못하면 저작권자인 아티스트나 이용자에게 부담이 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곡당 단가가 같은 노래라도 스트리밍 횟수나 음악 듣는 방식에 따라 사용자마다 천차만별이 된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많이 듣는 스트리밍 유저일수록 내 가수에게 돌아가는 회당 가치는 떨어지는 상황이 된다.


◆'바이브'만의 음원 서비스 경쟁력 찾아야=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음원 유통 시장 점유율 1위는 카카오 계열의 멜론(38.6%)이다. 2위는 KT 산하 지니뮤직(25.7%), 3위는 SKT가 새롭게 내놓고 마케팅을 펼치는 플로(17.7%)다. 바이브(4.9%) 벅스(3.5%)는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다.


국내 음원 서비스의 고민은 내부 경쟁도 치열하지만, 무엇보다 유튜브에 자리를 뺏기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크레에이터들이 만들어놓은 방대한 플레이리스트와 내 취향에 맞춰 적절하게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 때문이다.

바이브가 음원 서비스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비즈니스 모델뿐 아니라 서비스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바이브의 곡 정보, 음질, 사용성 등 기존 음원 서비스가 쌓아온 세밀한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내기엔 플레이리스트의 알고리즘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추천 플레이리스트의 다양성도 기대에 못 미친다.

바이브가 국내 이용자에게 친숙한 음원 서비스의 뒤를 쫓을지 아니면 유튜브에 버금가는 인공지능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바이브가 제시한 '내돈내듣' 캠페인과 인별 정산방식은 분명 의미있는 행보다. 그러나 일반 이용자에게는 서비스 완성도가 보다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