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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은행]디지털 혁신으로 '글로벌 뱅크' 경쟁력 구축

‘저금리·저성장,‘경쟁과다, 빅테크 기업 도전’...코로나로 '3중고' 심화
비대면·AI·글로벌·외부 협력 강화 통한 디지털화 박차

 

[FETV=유길연 기자] ‘저금리·저성장’, ‘과당경쟁’, ‘빅테크 기업 도전’.

이는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다. 이러한 ‘3중고’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4대 시중은행은 '디지털화'에 가속도를 내며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진입하면서 은행은 전통적인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의 거센 도전은 은행의 위기의식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금융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아마존페이', '아마존캐시' 같은 지급·선불 충전 서비스뿐 아니라 대출, 카드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은행의 '3중고'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3월 한국 경제는 사상 최초로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은행들은 1분기에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치(1.46%)를 경신했다. 지난 5월 말에는 기준금리가 0.25%p 추가 인하돼 2분기 NIM은 또 최저치를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도입이 예정돼 있어 빅테크,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에 은행산업의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네이버가 통장 개설 서비스를 실시하자 시중은행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김훈 한국은행 금융시스템분석부장은 “시중은행들이 수익 구조가 이자이익에 편중된 상황 하에서 저금리 기조의 지속과 국내 자산시장 협소 및 해외진출 제약,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자산 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은 시장지배력을 점차 확대하며 기존 은행에 대한 직접적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디지털화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인력과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를 혁신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 4대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우선 영업현장이나 본부 등 모든 구성원이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 관점에서 재편하는 대전환을 추진한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에코시스템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디지털 신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고 이를 위해 외부 기업과도 적극 협력한다. 직원 전체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참여하는 조직 문화도 조성한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은 ‘디지털 결제 플랫폼’ 국내외 판매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설립된 IT글로벌개발부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각국 사정에 맞는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이미 캄보디아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리딩뱅크’ 입지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추진한 디지털 후견인 제도 아래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그룹 AI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의 AI 학습플랫폼인 'SACP(Shinhan AI Core Platform)'를 기반으로 은행업무 전 영역에 AI를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기존 콜센터를 ‘AI 지능형 상담센터’로 재편하고, 비대면 디지털금융의 초기 모델인 ‘챗봇’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또 대고객 상담용 챗봇인 ‘오로라’의 신모델을 선보이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금융 활용능력을 지원하는 챗봇 ‘몰리’와 '로보어드바이저'의 업그레이드도 진행한다. 

 

또 데이터 경제에서도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4월 은행권 최초로 금융당국의 빅데이터 부수업무 신고를 거쳐 데이터 자문 및 판매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최근 문을 연 데이터 거래소에 2500만명의 고객과 월 3억건의 거래정보를 활용한 지역단위 소득 및 지출, 금융자산 데이터를 등재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나은행은 외국환 전문은행인 만큼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비대면 금융거래 시스템 도입을 핵심 사업으로 정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스마트폰뱅킹 앱인 ‘글로벌원큐’를 캐나다에 출시한 이래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일본, 파나마, 베트남에 잇달아 내놨다. 올해 2월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홍콩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또 작년 4월 선보인 국내 최초의 전자지급수단인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를 확대해 세계 최대의 글로벌 지급결제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만, 태국, 베트남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으로 확대한다. 향후 미주를 넘어 유럽까지 제휴 국가를 확대해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넓힐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핵심업무의 비대면화’다. 이미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모바일 웹에서 입출금 통장 없이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시작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인터넷뱅킹에서 고객이 직접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내놓았다.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는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대출이 진행된다. 

 

또 우리은행은 디지털화 시대에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정보보호 부문에서도 금융권 선도 은행이 된다는 방침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국제표준 개인정보보호 인증인 ‘ISO27701’ 를 금융권 최초로 획득했다. 꼼꼼한 검증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정보보호관리분야 인증기관 노르웨이 ‘DNV GL’의 심사를 거쳐 본 인증을 획득했다. 데이터3법 개정 및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으로 개인정보의 안전한 처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기에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해 의미가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