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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코로나19 넉달새 4대그룹 시총 71조 증발...IT·바이오 4개사 독식

코로나19 확산 이후 삼성·현대차·SK·LG 시총 71조원 감소
셀트리온·네이버·카카오·넷마블 등 ‘IT·바이오 대표’ 시총 증가액이 메워
“성장주에 자금 몰리면서 역전 일어나”

 

[FETV=김창수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넉달새 71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식 시장에서 4대 그룹 시총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3%포인트 줄었으며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IT·바이오 4대 기업(셀트리온·네이버·카카오·넷마블)이었다.

 

중앙일보가 24일 보도한 코로나19 기간중 대규모 기업집단 64곳(공정거래위원회 지정)의 시가총액 변화 조사에 따르면 6월 22일 기준 대기업의 상장 종목 수는 352개(우선주 포함)이며 이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 종목(2318개)의 15.2%에 해당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국내 증시에서 대기업 집단의 비중은 더 크다. 22일 코스닥·코스피 합산 시총 1709조원 중 대기업 상장 계열사의 비중은 69.9%(1195조원). 그나마 2월 19일 70.8%(1230조원)에서 0.9%p 줄었다.

 

대기업 중에서도 삼성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512조원)로 가장 높았다. SK 7.2%(122조원), LG 5.8%(99조원), 현대차그룹 4.2%(71조원) 순이다. 이들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장의 47.1%(803조원)에 달한다. 4개월 전인 2월 19일 50.4%(874조원)보다 3.3%p(71조원) 감소한 수치다.

 

반면 정보기술(IT)·바이오 대기업의 시가총액은 빠르게 늘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적게 입었거나 오히려 코로나19를 성장 기회로 잡은 업종이다. 셀트리온 그룹 상장사 3곳(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3.6%인 62조원 규모다.

 

셀트리온그룹 시총에 네이버(44조원·2.6%), 카카오(24조원·1.4%), 넷마블(14조원·0.8%) 등 IT 대기업 3곳 시총까지 더한 신생 대기업 4곳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144조원)에 달했다. 2월 19일 기준 5.2%(90조원)보다 3.2%p(54조원) 증가했다. 4대 그룹 시가총액 비중의 감소 폭(3.3%p)만큼을 이들 기업이 고스란히 가져간 셈이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산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주식시장에서 기존 대기업의 위상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두드러지게 됐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 기준 10대 그룹'은 삼성(425조원)-현대자동차(235조원)-SK(226조원)-LG(137조원)-롯데(122조원)-포스코(80조원)-한화(72조원)-GS(67조원)-현대중공업(63조원)-농협(61조원) 순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기업가치, 즉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0대 그룹을 뽑아보면 셀트리온(5위)-네이버(6위)-카카오(7위)-CJ(10위)가 포함되고, 한화-GS-현대중공업-농협이 빠진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입은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은 주가의 회복 탄력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2월 19일을 기준으로 한 달 새 34.4% 하락했다. 이 기간 대기업 상장 계열사 시총 하락률(33.7%)도 비슷했다. 하지만 3월 19일과 최근(6월 23일) 사이에 대기업 시가총액 상승률은 46%로 전체 주식 시장의 상승률(50%)보다 낮았다.

 

대기업집단 64곳 중 58곳은 한 개 이상 상장사를 보유했다. 이 중 35곳(60.3%)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시가총액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그룹의 16개 상장사(우선주 포함 23개 종목)의 시총 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43조원 줄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9조원)와 삼성SDI(3조원)의 시총이 22조원가량 늘었으나 삼성전자의 하락분(-49조원)을 상쇄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의 상장사 16곳 중 2월 19일보다 시가총액이 늘어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I, 2곳뿐이다.

 

현대차그룹 12개 상장사(17개 종목)의 시총도 20조원 가량 사라졌다. SK(-10조원)-아모레퍼시픽(-4조원)-현대중공업(-3조원)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4대 그룹 가운데선 LG만 조사 기간 시총이 늘었다. 2차 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우선주 포함)의 시총이 8조원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이종우 전 센터장은 "코로나19 기간 시장이 바이오, 2차 전지, 언택트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며 "기존 대기업 집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2차전지(삼성SDI, LG화학),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뿐이었다. 성장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셀트리온 그룹의 시가총액은 2월 19일 이후 넉 달 만에 28조원가량 증가했다. 58개 대기업중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진다. 네이버(13조원)나 카카오(8조원)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시총이 크게 증가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주가가 내려갈 때는 모든 종목이 다 같이 떨어졌지만 다시 오를 때는 더 크게 오른 기업들이 있다"며 "코로나19로 투자자와 소비자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