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임직원 인공지능(AI) '전사' 양성, 금융공학 석사과정 지원, 업무 서식 전자화, 대면 업무 온라인화... 은행, 증권사가 아닌 대표적인 ‘보수’ 산업으로 분류되는 보험업계의 요즘 이야기다.
보험사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승부수를 '디지털'로 정했다. 변화 수준도 기존 디지털 관련 ‘상품’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대폭 확장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디지털화가 보험시장의 선점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생존’ 조건이 된 셈이다. 보험시장의 포화 속에서 대형 보험대리점(GA)의 시장 지배력 확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보험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뉴노멀(새롭게 떠오르는 표준) 시대'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디지털화를 위한 보험사들의 기업 체질 개선이 한창인 가운데, 이들이 완성하고자하는 저마다의 ‘디지털 프로세스 맵’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한생명은 임직원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방점을 뒀다.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화에 힘을 실어 기업 전체의 방향을 바꿔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한생명은 최근 포항공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인재 양성과정’ 실시계획을 밝혔다. 해당 과정은 데이터 트랜스레이터 입문 및 심화과정으로 나눠 단계별로 운영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해 보험의 전 과정에 디지털 기반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교육과정이 디지털 금융으로 연결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바꿨다. 한화생명은 디지털·신사업 중심으로 본사 조직을 대거 개편하고, 40대의 젊은 임원들을 중용했다.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팀으로 변경했다. 15개 사업본부 중 9개 본부가, 65개팀 중에서는 39개팀이 디지털·신사업 업무를 맡는다. 한화생명 본사 인력·자원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관련 업무에 할당됐다.
미래에셋생명도 기존 업무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미래에셋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기업 전방위적 디지털 혁신을 통해서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비대면 환경으로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고객을 만나는 모든 접점에 디지털 혁신 기술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의 핵심에는 종이 없는 업무 방식인 ‘페이퍼리스’가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초 디지털 중심의 업무 개선을 통해 모든 채널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한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모든 대면 업무를 디지털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해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현대해상의 ICT관련 신사업 발굴 위한 SK C&C와의 업무협약(MOU), DB손해보험의 업계 최초 영상 상담 서비스, KT와의 제휴를 통한 KB손해보험의 모바일 업무 강화 등이 대표적인 보험사들의 디지털 ‘체질개선’ 노력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