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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클로즈업]스카웃 1년여만에 벼랑 끝에 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구광모 회장 ‘외부영입 인재 1호’…혁신 기대했으나 '안전불감증' 발목잡아
LG화학, 진상 규명·재발 방지 약속 및 고강도 안전대책 발표에 ‘너무 늦어’ 지적도

[FETV=김창수 기자] 지난해 3월 취임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이후 연이어 발생한 사건 사고로 경영 시험대에 오르며 ‘벼랑 끝’에 섰다. 그룹 안팎에서는 LG화학의 잇단 악재(惡材)가 LG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용퇴론’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저변에 깔려 있는 '안전불감증'이 신 부회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달 들어 7일 LG화학의 인도 공장 가스 누출 사고로 최소 12명이 사망한 데 이어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충남 서산 촉매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LG화학은 26일 전세계 모든 사업장의 설비 긴급 진단과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고강도 안전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안전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일 구광모 LG 회장은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 현장에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전격 방문했다. 그룹 총수의 사고 현장 방문은 이례적인 일로서 연이은 안전사고를 지주사 차원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됐다.

 

이날 구 회장은 신 부회장 등 경영진에게 안전 환경 사고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특히 구 회장은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다”며 “안전환경·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구 회장은 “안전 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중의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 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 인재다. LG화학은 외부 인재 영입으로 조직 혁신을 꾀했으나 신 부회장 취임 이래 연이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취지가 빛이 바랬다. 일각에서 신 부회장이 일련의 사고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구 회장의 ‘질타’가 있은 지 엿새 만인 26일 LG화학은 고강도의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오는 6월까지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40개 전(全) 사업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점검 과정에서 나온 개선 사항은 즉각 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단기간에 조치가 어려운 공정 및 설비에 대해서는 해결될 때까지 가동을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공장가동 중단은 생산성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나 그만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선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사내 환경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를 구성하고 매월 2회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특별 경영회의도 열어 진행사항을 점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 부회장도 “환경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으며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할 것”이라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사업과 환경안전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이 이전에 없던 강도 높은 환경 안전 관리 대책을 수립한 것은 이제부터라도 ‘안전 제일’ 기치 아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취임 이후 잇다른 안전사고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신 부회장의 거취에도 이제는 시선이 모이는 것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LG화학은 최근 일련의 사고와 관련해 “당사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며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아울러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인 분석을 통해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