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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플랜B' 짜야 하나…M&A 놓고 고심 중인 항공업계

[FETV=송은정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유동성 확보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작년 말부터 이어진 인수·합병(M&A)도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제주항공은 여전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 포기설이 꾸준히 제기될 정도로 M&A 성사 여부에 의구심이 크다.

 

24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 내에서는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해 '플랜B'를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분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관리하다가 업황이 좋아지면 재매각을 시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안갯속이라는 의미다.

 

현산은 최근 3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자금 준비를 마무리하는 한편으로 로펌 등을 통해 인수 포기시 이행보증금 2500억원의 반환 가능성 등을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부진한 실적은 인수 작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0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1분기 매출액은 1조1295억원으로 21.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49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2차 유상증자시 발행가를 낮춰 현산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3825원으로 현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작년 11월12일(6580원)의 절반 수준인 만큼 고가에 사들인다는 논란에서 비켜설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현산은 일단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러시아에서의 기업결합심사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0제주항공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중 1022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회사 운영자금도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 투입이 예상되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셧다운'한 상태가 이어지며 임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측에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타홀딩스 측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내부 갈등도 변수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운항 재개와 체불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모빌리티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현산과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제주항공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인수 자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