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혐의를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20/art_15892666817072_7cfd55.jpg?iqs=0.08130620626772855)
[FETV=김창수 기자]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결국 구속되면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며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던 신라젠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뒤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긴 혐의로 문 대표 외에도 전·현직 임원진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진행중인 임상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문 대표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대표가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하는 과정에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페이퍼컴퍼니 대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문 대표는 신라젠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4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무자본으로 신라젠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라젠의 이용한 전 대표와 문 대표의 인척인 곽병학 전 감사 등은 이미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문 대표가 구속이 확정된 가운데 그의 다채로운 이력도 화제다. 문 대표는 1965년 6월23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 모스크바 제1의과대학에서 두경부외과를 전공하고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모스크바 의대생 시절부터 바이러스를 활용한 면역요법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한 뒤 서울 강서구에서 ‘서울치과’를 개원한 이력이 있다. 신라젠은 지난 2006년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항암 바이러스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산학협력 기반 바이오벤처로 펙사벡 관련 연구가 이뤄졌다.
문 대표는 2009년 신라젠의 펙사벡 관련 논문을 접한 뒤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2013년 말 신라젠의 경영권을 넘겨받아 대표를 맡았다. 문은상은 투자자들을 모아 제네릭스 인수를 주도했다. 제네릭스는 신라젠을 통해 펙사벡을 개발하고 있던 미국의 생명공학회사다.
글로벌 임상3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신라젠을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아 결국 구속에 이르렀다.
향후 신라젠의 바이오기업으로서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이 지난해 8월 미국으로부터 3상 권고 중단을 받은 뒤 신라젠은 신장암, 대장암 등 기타 암종에 대한 효과 검증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이 중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신장암으로 미국과 한국, 호주에서 임상1상을 진행 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한 미국 리제네론의 면역관문억제제 세미플리맙과의 신장암 대상 병용 후기 임상1b상 중간 분석 결과를 보면 정맥투여 환자군 16명 중에서 12명의 환자가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그 중 9명의 환자가 3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직 환자 숫자가 적어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다. 1b상 완료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