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얼음제품. [사진=CU]](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19/art_15888135039751_0329db.jpg)
[FETV=김윤섭 기자] #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미선씨(35세)는 수 년째 냉동고에 얼음이 없다. 냉장고에 비해 공간이 좁은 냉동고를 HMR, 고기, 생선 등이 가득 채우고 있는데다 매번 새로 얼리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대신 김씨는 필요할 때마다 단지 내에 위치한 CU에서 얼음을 구매한다. 한 번씩 쓰기 좋을 만큼 포장돼 있어 위생적이고 종류도 다양해 필요에 맞게 골라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이 현대인들의 설빙고가 됐다.
계절과 상관 없이 찬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얼음 장사는 여름 한 철’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사시사철 얼음 매출이 신장하고 있는 것이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얼음 매출 신장률은 사계절 중 겨울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51.8%나 치솟은 것이다. 봄(3~5월)과 가을(9~11월)에도 각각 23%, 24.1%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여름(6~8월)에는 3.6%만 신장했다.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대로 상품을 조합하는 모디슈머, 한겨울에도 찬 커피를 마시는 얼죽아,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홈술 등의 트렌드가 대중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사계절 내내 얼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음을 집에서 직접 얼려 먹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1인가구가 많은 원룸촌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얼음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주택가 입지의 얼음 매출은 전년 대비 16.2% 신장해 지난해 평균 매출 신장률(7.8%)을 크게 웃돌았다.
CU는 이번 황금연휴 기간(5.1~5.5) 동안 얼음 매출이 23.5%나 훌쩍 뛴데 따라 올해에도 얼음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뜨거워진 얼음의 인기에 힘입어 편의점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색 얼음을 선보이고 있다.
CU는 이달부터 청포도, 수박, 깔라만시 맛 얼음이 담긴 과일 컵얼음 3종(각 1000원)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해당 상품들에는 각각 청포도, 수박, 깔라만시 과즙을 함유하고 있는 얼음이 담겨 있어 취향에 따라 소주, 사이다, 탄산수 등을 부으면 어디서나 간편하게 나만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최초의 편의점 컵얼음은 파우치 음료를 위한 보조상품으로 출시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음료를 섞어 마시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아예 과즙을 첨가한 컵얼음을 출시한 것이다.
음료를 섞지 않고 얼음만 먹으면 오도독 씹히는 시원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아이스크림처럼 즐길 수 있다.
맛뿐만 아니라 종류도 다양해졌다.
CU는 지난 달 처음으로 구(球)형 얼음인 ‘아미볼65(1500원)’를 선보였다.
아이스볼은 일반 얼음보다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녹기 때문에 위스키, 하이볼 등 진하게 마시는 술을 차갑게 즐기고 싶을 때 주로 사용한다.
최근 홈술이 보편화되면서 위스키, 칵테일, 하이볼 등 고급 양주를 집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데 맞춰 간편하게 곁들일 수 있는 양주 전용 얼음까지 출시한 것이다.
이 밖에도 CU는 돌얼음, 각얼음 등 다양한 규격과 종류의 얼음 2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송경화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사시사철 편의점에서 얼음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10여 종으로 운영되던 얼음 종류를 올해에는 2배 가까이 확대했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초여름 날씨가 일찍 시작된 만큼 고객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얼음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