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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대국민 사과' 고민하는 삼성 이재용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경영권 승계 등 사과 권고 수용여부 판가름

[FETV=송은정 기자]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권고한 ‘대국민 사과’ 회신기간이 임박하면서 이 부회장의 사과 내용과 형식 등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직접 나설 경우 이 부회장은 총 두차례, 국회 청문회까지 포함할 경우엔 총 세차례의 대국민 사과를 하는 셈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르면 6~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오늘(6일)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 준법감시위 정례회의가 오는 7일에 예정돼 있어 가급적 그 전에 답변을 발표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법감시위가 제기한 회신 기한은 오는 11일까지다.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는 사과 기한을 지난달 10일로 정했으나 이 부회장 측이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체제 속에서 사과와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한달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삼성은 삼성 준법감시위가 오는 11일까지로 제시한 사과 권고 기한에 맞춰 답변을 전달하기 위해 일정 및 방식 등에 고심해 왔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에 담길 내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준법위가 이 부회장에게 권고한 것은 ▲총수일가의 승계 과정에서 준법의무 위반 ▲무노조 경영에 따른 노동법규를 위반 ▲시민사회와 소통이 부족했던 점 등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다.

 

사과 형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기자회견 형식이 점처지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 종식된 것이 아닌 만큼 온라인을 통한 사과문 발표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현재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내부 의견청취, 회의, 집단토론,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막판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법리적인 불리함을 피하면서도 사과에 진정성을 담아 국민들의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낼 수 있느냐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앞서 지난 3월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사과를 권고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주를 넘기지 않고 대국민사과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국민사과의 주요 내용은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한 `경영권 승계`와 `노동 문제`에 대한 반성과 사과에 초점이 맞춰진다. 노동 문제의 경우 준법위가 요구한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에 대한 이 부회장의 입장 표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달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 부회장의 소환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재판과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대국민사과`를 한다는 자체가 몹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국민 사과 수위를 낮출 경우, 자신이 만든 준법위의 존재 의미 자체가 없어지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핵심은 재판이나 검찰 수사에서 불리할 수 있는 법리적인 약점을 피하면서도 충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수위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판과 수사가 진행중인 `경영권승계`에 대해서는 다소 포괄적인 사과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과 수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사과보다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의미의 사과를 하고 진심어린 반성의 메세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불법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보다 `경영권 승계`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무엇보다 재발 방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또 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는 `노동 문제`에 있어서는 이 부회장의 전향적인 메세지가 담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달라진 삼성의 노조관을 밝힐 것이란 예상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한차례 대국민사과에 나선 적이 있다.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15년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비판 여론에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읽으며 연단에서 두 차례 나와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하면서, 당시 `사과의 정석`이라는 언론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두번째 대국민사과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 역사를 통틀어 살펴보면, 총수가 직접 공개적인 사과에 나선 건 이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3번이다.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지난 1966년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8년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삼성 특검이 진행되자 대국민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