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효성이 울산에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만든다. 수소의 부피를 1/800로 줄인 액화수소는 이동·보관이 용이하고 수소전기차에 충전하는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액화수소 공장이 없다.

효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액화수소 생산 기술을 갖고 있는 글로벌 화학사 린데그룹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공장을 짓는다고 28일 밝혔다. 양사는 이날 효성화학 울산 용연 공장 내 부지(3만여㎡)에 연간 생산량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고 수소 충전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운영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액화수소는 효성화학 용연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생산된다. 양사는 연내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착공,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신설될 공장은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승용차 10만대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은 "효성이 국내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린데의 선진 기술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8년부터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며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 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 충전소 시장점유율 1위(40%)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과 린데는 액화수소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기존 수소 충전소에 액화수소 충전 설비를 확충하는 등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총 120여개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지난해 8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 산업에 주력해 왔다.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간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면서도 무게는 1/4 수준인 첨단 소재로 수소차 연료 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로 쓰인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를 개발했으며 현재 수소 연료 탱크에 탄소섬유를 적용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