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유통


[클로즈업]“비상이 일상”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10년 성장전략 수립하다

코로나19에 전 계열사 ‘비상경영’ 돌입하며 계획 수립
창사 첫 사업매각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
“미래 사업성 높다면 과감한 M&A도 염두”

 

[FETV=김윤섭 기자]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면세사업을 비롯한 오프라인 채널의 확대에 힘을 쏟는 가운데 최근 현대HCN 매각을 발표하는 등 예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HCN은 매각될 경우 현대백화점 그룹 창사 후 첫 매각이다. 유통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삼아 현대백화점그룹의 DNA를 바꾸려는 정 회장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최근 정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에게 코로나19 이후의 경영전략에 대해 심도깊은 고민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온라인시장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정 회장의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점도 정 회장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려는 이유다.

 

◆현대HCN발표하며 창사 후 첫 사업매각=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SO)·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시장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TV(SO)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현대HCN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현대HCN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공시를 통해 현대HCN의 합병 또는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지 4개월 만에 입장이 돌아선 셈이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에이치씨엔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다만, 회사 측은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진행과정에서 정부 인허가 문제로 매각이 불허 또는 지연되거나, 매각 조건 등이 주주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을 철회할 방침이다. 이 경우 자체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의 방안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 검토는 급변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조 재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은 과거 케이블TV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앞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M&A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사업성 높다면 과감한 M&A도 염두”=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매각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정지선 회장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공격경영’을 펼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통해 정지선 회장이 새로운 10년을 향한 성장전략을 수립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면세점,백화점,온라인 등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면세사업에는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정지선 회장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던 지난 2월에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 오픈을 강행했고 이후 진행된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해 신세계면세점을 제치고 공항면세점에 첫 발을 들이며 면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사업에 투자한 금액만 4500억원 수준이다.

 

정지선 회장이 면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현대HCN 매각도 면세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HCN의 매각가는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의 믿음처럼 현대백화점그룹 면세 부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36억원의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해당 사업은 2분기 194억원, 3분기 171억원, 4분기 141억원으로 매 분기마다 적자 폭이 개선됐다.

 

또 올해만 2곳의 프리미엄아울렛 오픈이 예정돼 있고 내년 초에는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유통과 패션, 리빙 등 기존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방침은 현재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 우선순위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지선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40년만에 신사옥 이전으로 ‘삼성동’ 시대를 앞두고 있는 정지선 회장이 새로운 10년을 향해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