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2/art_15845778228531_e9e5f9.jpg?iqs=0.05998497923339863)
[FETV=김윤섭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신 회장이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롯데 회장 자리에 오르며 '뉴롯데'를 향해 '한일 원톱' 체제를 시작한 것이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로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렸지만 '신동빈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수년간 지속된 신동빈 회장과 친형 신동주 부회장간 '형제의 난'이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롯데지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는가 18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4월 1일자로 회장에 취임하는 인사를 결정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회장,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부친인 고 신격호 회장이 2017년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회장직은 공석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2019년 2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했고, 이번 회장 선임에 따라 기존 지바마린스 구단주 대행에서 구단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편,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름에 따라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관계자는 “한일 롯데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양국간 시너지 제고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며 “아울러 한일 롯데 모두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지난 2014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일각에서는 올 초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신동빈 회장의 체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신명예회장의 지분이 신동주 회장에게 모두 상속된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롯데지주와 함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4.0%를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한 뒤 롯데지주로 통합하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일본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도 넓혀 경영 안정화 기반을 다져놓았다. 2018년 2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38%에서 4%까지 늘면서 1.62%를 보유한 신동주 회장이나 0.44%를 가진 신 명예회장을 넘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롯데홀딩스는 롯데물산 지분 56.99%를 갖고 있으며 호텔롯데 19.07%, 롯데케미칼 9.3%, 롯데제과 6.49%, 롯데칠성음료 1.37%를 갖고 있다.
반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을 이사로 선임해 달라는 안건을 내면서 경영 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면서 경영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형제의 난을 제압하고 '한일 원톱' 체제를 구축한 신동빈 회장은 뉴롯데를 향한 힘찬 항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우선 발등의 불인 코로나19발 불황을 타개하는 데 사력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롯데 안팎의 관측이다. 코로나19 먹구름이 걷히면 롯데호텔 상장과 기업인수합병(M&A) 비롯한 굵직한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