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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이마트의 모험' 떠나는 강희석...모빌리티·전기차 충전시장 출사표

사업다각화 수익성 개선 등 두마리 토끼 잡을까
주주총회 안건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 올리며 공식화
대형마트·백화점·호텔 등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긍정적’
강 대표 지난해 연말부터 전문점사업 구조조정 돌입
삐에로 쇼핑이어 H&B스토어 부츠도 완전철수 ‘검토’

[FETV=김윤섭 기자] 이마트가 전기차 충전과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과 모빌리티 사업 참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유통전문기업이 전기차 충전업이나 모빌리티와 같은 비유통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전기차’사업 본격화…수익성·사업다각화 다 잡을까=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25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사업목적에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추가하는 사업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변경 목적으로는 '전기차충전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목적 추가'로 명시했다. 그간 외부 협력사위탁 운영 방식으로 진행해오던 전기차 충전 사업 추진을 공식화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이마트 매장에 대한 전력 설비 및 사용 가능 용량 체크 등을 사전에 완료했으며 이마트는 전국 90여개 매장에 완속 충전기(7kw급) 500기 이상을 선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7월 교통 솔루션 전문기업 ‘에스트래픽’과 손잡고 집합형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고 매년 30개 이상 집합형 충전소를 늘려 2022년까지 전 점포와 신세계 그룹사 영업장에 2100기 규모의 급속 충전소 구축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왔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6개 점포 집합형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일렉트로 하이퍼 차져 스테이션'으로 브랜딩하고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존'도 오픈했다.

 

이마트는 이번 정관 추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독자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마트는 115개 매장에서 급속 충전기(100kw) 330기와 완속 충전기(7kw) 140기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매장과 주차장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의 초기 투자비를 최대한 아끼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이용 소비자들을 유입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마트를 넘어 모빌리티 사업의 거점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마트의 전략이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인 백화점, 호텔 등과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충전 시간동안 소비자의 체류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강희석 표 ‘선택과 집중’ 전략…“안되는 사업은 접는다”=강희석 대표가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마트가 지난해 부진을 겪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67.4% 감소한 1506억5085만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0.7% 늘어 18조1679억5589만원이었지만 당기순이익은 53% 감소한 2238억3402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매출액은 13조1548억원으로 전년대비 0.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업황 부진에 따른 기존 할인점 부진이 이어지고, 온라인 사업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판촉비가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 대표의 첫 행보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전문점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었다.

 

이마트는 전문점중 하나인 ‘삐에로쇼핑’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고 밝혔다. 전문점 사업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부진한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수익성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점포별로 협력업체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올해 안에 전국 7개점을 전부 폐점할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야심차게 선보인 테마형 유통채널이다. 삐에로쑈핑은 경영진이 지난해 3월 직접 출점 계획을 밝히면서 "1년 동안 모든 걸 퍼부어 준비했다"고 말할 만큼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지난해 6월 코엑스 1호점을 시작으로 8호점까지 빠르게 점포를 확장해왔다.

 

그러나 삐에로쇼핑은 화제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지금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삐에로쑈핑 폐점을 포함해 전문점 사업을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전격 재편한다”고 말했다.

 

 

헬스앤뷰티(H&B)스토어인 '부츠'도 사실상의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부츠는 이마트가 지난 2017년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 본사와 손잡고 국내에 선보인 헬스앤뷰티 스토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부츠 본사인 영국 WBA와 사업 정리를 놓고 세부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H&B스토어가 가성비를 중요시하며 사업을 키워온 반면 부츠는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그러나 H&B스토어의 주 고객층인 가성비에 민감한 10대~20대에게는 맞지 않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H&B스토어 구매시 고려 요소 중 1위는 가격이었다.

 

부츠의 몸집줄이기는 지난해 7월부터 진행중이었다. 완전 철수는 아니었지만 점표별 사업성 분석을 통해 비효율 매장을 줄여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에 줄어든 부츠 매장은 18개로 현재 운영중인 매장은 11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에 모든 매장을 철수 할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부츠 철수와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중” 이라며 “최종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점 사업 구조조정에 이어 강 대표는 매장 경쟁력 강화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해 고객에게 더욱 친화적인 매장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다.

 

우선 그로서리 MD와 식음 테넌트를 적극 유치해 그로서리와 몰이 결합한 복합모델 형태로 개발한다. 전면 리뉴얼하는 다른 점포들도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MD를 대폭 개선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나누고 식품본부를 다시 과일·야채, 정육·수산 두 분야로 분류해 MD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작년 유통업계 초저가 경쟁을 이끌었던 초저가전략도 유지한다. 마트의 상시적 초저가 상품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지난해 도스코파스 와인, 물티슈, 생수 판매 흥행에 줄줄이 성공하며 실적 개선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상시 초저가에 힘을 더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점포와 전문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전문전 사업에서의 적자 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도 전문점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전문점 적자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비 출점 기준을 강화하고 노브랜드와 같이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포맷은 상생 점포 위주의 출점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해,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4분기 실적발표와 동시에 이마트의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10% 늘어난 21조원으로 책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마트에 대한 투자계획도 8000억원 이상을 책정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강희석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지원아래 강희석 대표가 사업다각화와 실적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