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한국GM이 새해가 밝자마자 ‘물건’을 들고 왔다. 지난 1월 한국GM은 ‘임팩트 SU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등장을 알렸다. 특히 신차발표회엔 김성갑 노조위원장까지 참석해 축하 인사하는 등 신차를 향한 한국GM 노사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김창수 FETV 자동차전문기자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한국GM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트레일블레이저를 250㎞ 구간에서 시승하고 장·단점과 주행성능 및 소감을 정리했다.
■ 야무진 첫인상과 넉넉한 출력…주행 중 안전에도 ‘세심’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에 LS·LT·프리미어·액티브·RS 5개 트림(등급)을 두고 있는데 기자가 운전한 차량은 RS와 함께 가장 상위 등급인 액티브 모델이었다. 여기에 셀렉티브 패키지 Ⅱ, 컴포트 패키지 Ⅲ, 프리미엄 패키지가 추가된 차량이다.
액티브에는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의 힘을 내는 1.35ℓ 가솔린 E-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이미 말리부에 적용돼 성능을 검증받은 엔진이다. 한국GM은 3번째 등급인 프리미어 모델부터 RS 모델에는 이 엔진을 달았고 1·2번째 트림인 LS·LT에는 1.2ℓ 가솔린 엔진을 실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전장x전폭x전고는 4425x1810x1660㎜로 소형인 기아차 셀토스나 쌍용차 티볼리보다는 약간 크고 준중형인 기아차 스포티지보다는 작다. 차량의 외관은 단단하고 강렬하면서도 과도하게 튀지 않는 인상을 줬다. 전면부의 헤드램프와 후면은 말리부와도 닮았다.
차체와 지붕(루프) 색상을 서로 다르게 선택시 다양한 색의 조합이 가능해 개성을 표현하기 적당하다. 실내는 브라운과 블랙 투톤의 조합 및 측면에 데님 마감을 한 ‘아몬드 버터 투톤 & 워시드 데님 포인트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첫 출발 후 60~80km/h 의 저속에서도 부드럽게 가속됐고 100~120km/h 대의 고속 구간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가속·변속을 보여줬다. 다운사이징된 1.35ℓ 엔진은 차체를 구동하는 데 무리 없고 넉넉한 모습을 선보였다. 브레이크 응답성도 좋아 급정차 시 제동거리도 짧았다.
주행중 가장 도움이 된 기능은 ‘전방거리 감지시스템’이다. 앞차와의 감지 기준 거리를 설정하면 설정 범위 이내로 접근할 경우 경보음과 함께 계기판이 적색으로 점멸하며 주의 메시지를 내보낸다. 응답이 빠르고 명료했다.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및 ‘보행자 감지 제동시스템’은 자동차 전용도로 및 일반도로에서의 사고 위험을 방지한다. 이 기능들은 가장 기본 등급인 LS 트림에도 적용된다.
■ 소비자 눈높이 충족하는 다양한 편의사양
트레일블레이저에는 그간 한국GM 차량들에서 보기 어려웠던 최신 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됐다. 우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사용자에게 유용한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이 적용됐다(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정책에 따라 추후 적용). 운전자는 좁은 스마트폰 화면 대신 널찍한 8인치 디스플레이로 내비게이션, 문자메시지, 음악 앱 등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휴대폰 무선충전 기능도 지원하는데 세우는 방식이 아닌 휴대폰 화면이 하늘을 보게 눕히는 타입이라 필요시 조작에 어려움이 덜하다. 무선충전 독 상단에는 AUX 단자 및 USB 포트가 별도로 마련됐다.
시승 차량은 1열 독립형 풀 오토 에어컨, 1열 통풍시트, 1·2열 열선시트를 지원한다. 1열의 공조 및 시트 온도 조절은 센터페시아 하단의 버튼부 조작으로 이뤄지는데 버튼과 다이얼이 다소 빼곡하게 배열됐지만 직관적이고 시인성이 좋아 주행 중에도 무리 없이 조작할 수 있었다.
공기 정화 기능을 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및 레인센싱 와이퍼, 2열 듀얼 USB 포트 등 운전자와 탑승객을 고려한 다양한 편의사양들이 탑재됐다.
아쉬운 부분도 몇 가지 있었다. 센터페시아 우측 상단에 위치한 비상등 버튼은 조작 시 팔을 길게 뻗어야 해 안전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지만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시동 ON / OFF 시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열리고 접히는 락폴딩도 적용되지 않았다. 차후 부분변경 등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격전지’ 소형 SUV 시장서 살아남을까
경쟁사 모델들보다 다소 차체가 크긴 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결국 ‘소형 SUV’의 링에서 싸워야 한다. 이 체급은 유난히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7월 출시돼 2019년에만 3만대가 넘게 팔린 셀토스가 있고 셀토스 등장 전까지 판매 수위를 지키던 티볼리도 건재하다.
여기에 곧 르노삼성에서도 ‘쿠페형 SUV’를 표방한 XM3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터 같은 소형 SUV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가 선전해 어려움을 겪는 한국GM의 ‘믿을맨’으로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LS 1995만원, LT 2225만원, 프리미어 2490만원, 액티브 2570만원, RS 26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