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구원들이 VR(Virtual Reality)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6/art_15808791558629_5ce1ce.jpg)
[FETV=김창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와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 7개 차종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주인공에 등극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간 공들인 ‘디자인 경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과감한 연구개발비 투입과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영입으로 일궈낸 결실이다.
지난 4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제네시스의 팰리세이드, 쏘나타 센슈어스, 텔루라이드, 쏘울, 하바니로, G90, 민트 콘셉트 등 7개 차종이 미국의 유력 디자인 상 ‘2019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운송 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시카고 아테네움 건축 디자인 박물관과 유럽 건축ᆞ예술ᆞ디자인ᆞ도시 연구센터가 협력해 선정하는 상으로 전자, 운송, 가구, 컴퓨터 등 포춘 500대 기업의 다양한 제품들에 대해 각 부문별 수상작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수상에 대해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CDO) 부사장은 “디자인 역사와 방향성이 다른 3개 브랜드가 동시에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고 특별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을 고객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4세대 쏘렌토 티저 이미지. [사진=기아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6/art_15808791816646_c611ec.jpg)
여기에 기아차는 같은 날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쏘렌토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쏘렌토는 2002년 첫 출시 이래 글로벌 판매 300만대 이상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성능과 디자인 혁신을 이루며 기아차의 ‘RV 명가’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한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공개된 티저 이미지 역시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도회적인 외관을 선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와 같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올랐단 평가가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으며 강조한 것도 디자인 경영이었다. 당시 현대·기아차의 약점이 디자인에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영입했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전체 연구개발(R&D)비용의 15~20%를 디자인에 투자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차량 개발 단계에 VR(가상현실) 시스템을 도입, 신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가상현실 속에 가상의 자동차 모델, 가상의 주행 환경 등을 구축해 놓으면 실제 차량을 제작하지 않고도 디자인이나 부품 가동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도 최고 경영진과 매달 이곳에서 디자인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의 잇단 수상 소식과 국내·외 시장의 판매량 반등으로 입증되고 있는 현대차의 ‘디자인 경영’이 앞으로 또 어떤 성과를 일궈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